'비아파트'도 공급가뭄 수순…1~2인 가구 '월세' 부담 더 커진다

작년 오피스텔·빌라 등 비아파트 인허가 '반토막'…착공도 53.5% '급감'
1~2년 뒤 비아파트 '수급불균형' 본격화…임차인, 전세기피 등 월세 상승 자극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가지 모습. 2024.1.3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작년 한 해 오피스텔·빌라(다세대·연립) 등 '비아파트' 공급 선행지표가 일제히 쪼그라들면서 향후 임차시장 내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 1~2인 가구를 위한 신규 주택 공급물량이 줄면서 이로 인한 월세 상승 등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이 더욱 커질 거란 분석이다.

2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총 4만6600호에 그치며 1년 전(9만4141호) 대비 반토막(-50.5%) 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10년간 집계된 평균 인허가 물량 대비 69.8% 급감한 수준이다.

이 기간 비아파트 착공 물량은 총 3만9237호로 전년동기(8만4382호) 대비 53.5%, 10년 평균 대비 72.9%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준공 역시 총 6만1387호로 전년동기(9만612호) 대비 32.3%, 10년 평균 대비 56.6% 각각 줄었다.

이처럼 아파트 대체 주거 상품인 비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이르면 1~2년 후부터 임차시장의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화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통상 착공 2~3년 뒤 입주가 이뤄지는 아파트에 비해 비아파트는 공사 기간은 이보다 더 짧기 때문이다.

김인만경제연구소 김인만 소장은 "1~2인 가구가 갈수록 늘어나는 상황에서 청년층이 주로 거주하는 비아파트 공급이 줄면 임차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부터 시작된 전세 기피 현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임차인들이 월세 선호 현상이 짙어질수록 비아파트의 월세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런 분위기는 시장 곳곳에서 이미 나타나는 모습이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한 달 전보다 0.04%포인트(p) 오른 100.07을 기록하며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은 이보다 앞선 지난해 5월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8개월 연속 오름세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요 대학가 보증금 1000만원 기준의 원룸(전용 33㎡ 이하) 평균 월세는 평균 57만4000원으로 1년 전(51만4000원) 11.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탓에 일각에서는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위한 정부의 추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 회장은 "그간 정부의 규제정책으로 오피스텔 공급이 축소되었다는 점에서 신규 공급 확대를 위한 추가적인 세제 완화가 필요하다"며 "그래야 서민·청년의 주거 안정 기반을 회복하는 정부 정책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