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 더하면 '마이너스' 수익률…거래량 2년 만에 3분의 1 급감[꼬마빌딩의 배신]②

종로·강남·영등포 등 핵심권역 감소세 두드러져
공실률 하락에도 투자수익률 0%대…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오피스텔이 밀집한 빌딩들. 2023.7.1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며 부동산 시장의 '알짜배기' 투자처로 꼽혔던 소형빌딩 이른바 '꼬마빌딩' 거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저금리→고금리 전환,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잃게 된 것이 주요 영향이다. 투자수익률은 올해 들어 0%대를 기록하고 있어, 대출이자를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업업무용빌딩 거래 급감…2년 만에 3분의 1 토막

22일 뉴스1이 빅데이터 및 AI기반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에 의뢰해 제공받은 지난 2018~2023년 '서울시 상업업무용빌딩 및 소형, 꼬마빌딩 거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상업업무용빌딩 전체 거래량은 지난 2021년 3874건이었으나 지난해(11월말까지 집계 기준)에는 1334건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그중에서도 '꼬마빌딩' 거래건수에 따르면 연도별로 △2018년 2131건 △2019년 2163건 △2020년 2781건 △2021년 2911건 △2022년 1627건 △2023년(11월까지 집계 기준) 991건 등이다.

코로나 시기 낮은 예적금 금리로 대출 레버리지를 활용해 꼬마빌딩을 통한 기대수익률이 높기에 단기간 투자가 급증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코로나19로 시장에 유동성이 확대되던 2020~2021년 거래 건수는 3000건 가까이 이뤄질 정도로 활발했으나, 코로나 회복 시점이자 금리가 다시 오르기 시작한 2022년 들어서 거래량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2021년 대비 지난해의 경우 66%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12월 집계 전이지만, 1000건대 극초반대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소 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거래량이 감소하자 거래금액도 급감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8년 9조5323억원 △2019년 11조3218억원 △2020년 16조7547억원 △2021년 20조9102억원 △2022년 12조3182억원 △2023년 7조935억원 등이다. 2021년 대비 지난해는 3분의 1 토막 수준으로 감소했다.

◇오피스 밀집 '종로·강남·영등포' 3대 핵심권역이 감소세 이끌어

서울 내 오피스가 밀집한 권역별로 보면 핵심 권역이 감소세를 이끌었다. 대표적으로 CBD(종로·중구), GBD(강남·서초), YBD(영등포·마포) 등으로 나눠서 보면 종로의 경우 2021년 189건의 거래가 있었으나, 2023년에는 77건으로 뚝 줄었다.

중구의 경우도 최근 6년 중 가장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해는 2021년(217건)이었는데, 지난해에는 90건으로 줄었고, 이외 영등포(143건→42건) 마포(268건→66건) 서초(201건→63건) 강남(390건→158건) 등이 거래가 감소했다.

권역별 거래금액(2021년 대비 지난해 기준)도 종로(8981억원→3498억원), 중구(1조1642억원→4969억원), 영등포(6008억원→1810억원), 마포(1조4494억원→3945억원), 서초(2조3588억원→7777억원), 강남(6조313억원→2조4587억원) 등으로 급감했다.

2020년 5월부터 2021년 8월까지 0.5%로 초저금리였던 코로나 기간에는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져 예금 등에서 부동산 투자로 자본이 모였다. 꼬마빌딩을 포함해 '아파트 집값 폭등기' 기간이기도 하다.

초저금리였기 때문에 레버리지를 활용한 꼬마빌딩 매입도 크게 늘었다. 80% 레버리지를 활용한 이른바 '영끌'로 꼬마빌딩 붐이 일었고, 이자를 내도 건물에서 걷어들일 수 있는 임대료 등 투자수익률이 예적금 금리보다 높았다. 건물 자산가치도 크게 올라 차익 실현에 대한 기대가 컸기도 하다.

현재 기준금리는 순차적으로 올라 지난해 1월부터 3.5%를 유지 중이다. 코로나 기간 때 활용한 레버리지는 수%p씩 금리가 올라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이자가 적게는 수천만원이 오르면서 꼬마빌딩을 매도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거래 빙하기 도래에 따라 다시 팔기가 쉽지 않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 2022.12.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공실률은 낮아졌으나 '마이너스' 투자수익률…핵심 상권 침울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소폭 낮아진 모습이지만, 주요 상권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특히 올해는 소규모 상가 투자수익률이 0%대를 기록 중이다. 이는 투자자의 대출이자는 반영하지 않은 수치로, 투자자본 대비 임대수익을 나타내는 수치다. 영끌의 경우 대출이자를 반영하면 투자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의 소규모 상가 투자수익률로 보면 서울의 경우 2023년 3분기 0.66%, 2023년 2분기 0.57%, 2023년 1분기 0.44% 등이다. 이전에는 2022년 4분기 0.46%, 2022년 3분기 1.37%, 2022년 2분기 1.61%, 2022년 1분기 1.50%, 2021년 4분기 1.76%, 2021년 3분기 1.53%, 2021년 2분기 1.76%, 2021년 1분기 1.55% 등이다.

한국부동산원의 분기별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서울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5.6%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5.8%보다는 소폭 낮아진 수준이다. 분기별 공실률은 △2023년 1분기 6.3% △2022년 4분기 6.2% △2022년 3분기 6.3% △2022년 2분기 6.1% △2022년 1분기 6.2% △2021년 4분기 6.8% △2021년 3분기 6.7% △2021년 2분기 6.5% △2021년 1분기 6.5% 등이다.

다만 주요상권별로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신촌·이대 공실률은 22.0%에 달했고, 홍대·합정 6.9%, 영등포역 6.5%, 교대역 5.6%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각각 9.0%, 7.8%, 7.4%, 5.6%와 비교하면 신촌·이대 공실률은 1분기 만에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공실이 급증한 모습을 보였다.

반대로 임대료가 내려가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통상 건물주들은 건물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임대료를 내리는 대신 공실로 놔두는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추후 건물을 팔 때 차익이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자구책으로, 이자 납부를 당장 본인의 손실로 감수하는 것이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오피스 매매 시장은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자본조달 및 신용 리스크의 증대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투자자가 여전히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d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