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숙원 'SOC 프로젝트' 줄줄이 차질…낮은 공사비에 입찰 끊겼다

기재부 심의 비판 목소리도…오세훈 "마인드 바꿔야"
"지금 수준으론 입찰 불가…적정 공사비 책정 필요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SOC(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가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 낮은 공사비 탓에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다. 해당 사업들 가운데 강남역 일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건설공사 등 지자체의 숙원 사업도 다수 포함돼 있어 공사비 현실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규모 SOC 프로젝트가 대거 유찰을 겪었다. 이 중 대심도 빗물터널과 킨텍스 전시장 등 지역 숙원사업도 다수 포함돼 있다.

사업별로는 △강남역 일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건설공사(3934억원) △광화문 일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건설공사(2432억원) △도림천 일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건설공사(3570억원)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2공구(3128억원) △부산항 진해신항 남방파제(1단계) 축조공사(2943억원) △경기도 일산 킨텍스 제3전시(6199억원) 등이 있다.

대형 프로젝트에 건설업체들이 참여를 기피하는 까닭은 낮은 공사비 등 사업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사비가 업계의 기대와 달리 턱없이 낮게 책정된 배경으로는 기획재정부의 심의가 꼽힌다.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기재부에서는 공사비를 보수적으로 편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민간의 이윤은 가능한 낮게 배정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서울시의 대표적인 숙원사업인 대심도 빗물터널과 영통대로 지하화 등은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차질을 빚고 있다.

오 시장은 "공공 개발 사업이 이것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서 발주되는 물량들이 손들고 나서는 기업들이 없어서 좀 지연되는 일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며 "기재부도 그렇고 저희 서울시도 그렇고 상당히 마인드를 바꿔야 될 타이밍이 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제 활성화가 국가적인 목표인데 이런 대형 사업, 국책 사업도 그렇고 우리 서울시의 사업도 그렇고 자꾸 지연되고 하면 아무래도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때문에 조만간 대안이 마련이 돼서 이렇게 유찰되거나 지연되는 일들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마련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건설업계에선 유찰 대란을 막기 위해선 적정 공사비를 책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 수준이라면 사실상 입찰에 참여하기 어렵다"며 "인건비 등이 높아지며 공사비도 적정한 수준에서 책정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올해 편성된 SOC 예산 19조1000억원의 65%를 상반기 중 집행할 계획이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