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층 재건축' 또 밀리네…은마아파트 조합장 새로 뽑는다
20년 만에 재건축 또 삐걱…법원 가처분 결정으로 조합장 직무 정지
새 조합장 선출 위한 선거관리위원 모집 공고 나서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재건축 대어'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조합장 직무 정지 후 곧바로 새 조합장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 모집 공고에 나섰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조합은 지난 12일 선거관리위원 모집 공고를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가 지난 12일 이재성 은마소유자협의회(은소협) 대표가 최정희 조합장을 상대로 낸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인용 결정을 내린 당일이다. 직무가 정지된 최 조합장은 곧바로 항고한 상태다.
앞서 지난해 8월 열린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설립 총회에서 전체 조합원 4278명 중 3654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그중 무효표를 제외하고 최 위원장이 2702표(76.3%)를 받아, 838표를 받은 이재성 은소협 대표를 누르고 초대 조합장 자리에 앉았다.
이 대표는 사전 우편 투표함 등이 무방비로 관리됐다며 조합장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결과가 4개월여 만에 나왔다. 최 조합장은 곧바로 가처분 이의 신청을 한 상태다.
당초 은마아파트 조합은 이르면 이달말 최고 49층으로 높이를 상향하는 등의 정비계획 변경에 나설 예정이었다. 현재 평형 수요 조사 등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총회를 열고 정비계획 변경에 대한 보고를 할 방침었다.
다만 조합장 직무 정지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정비계획 변경 일정도 뒤로 밀리게 됐다. 현재 조합 정관에 따라 상근이사 중 최연장자가 직무대리 역할을 수행 중이다.
조합 측은 항고 결과가 언제 나올지 가늠할 수 없고, 재건축 사업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곧바로 선거관리위원 모집에 나서 새 조합장 선출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선거관리위원 모집 첫날에만 100여명 이상이 몰린 것으로 전해진다.
선거관리위원 모집 등에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르면 다음달 말이 돼서야 다시 조합장 선거를 위한 총회가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직무가 정지된 최 조합장은 다시 선거에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한 조합 관계자는 "2000표 차이가 나도 가처분으로 직무 정지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겨 다른 조합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칫 선거 때마다 발목을 잡힐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28개 동의 4424가구 대단지로 강남 재건축 사업의 대어로 꼽힌다. 은마아파트는 재건축을 준비하기 시작한 1999년 이래로 24년 만에 조합 설립 초읽기에 들어가며 재건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기대가 한층 커졌었다. 지난 2003년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후 2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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