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기획 패스트트랙 "대기 기간 늘어났다" 볼멘소리…왜?[부동산백서]

패스트트랙 활발 목동선 13·14단지만 1차 자문회의
"두달간 대기만…소유주한테는 양해만 구해"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일대. 2024.1.10/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패스트트랙 신청과 동시에 정비계획 입안도 준비해 왔는데, 입안을 위한 1차 회의조차도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 대략적인 일정도 가늠되지 않아 주민들에게 설명할 길이 막막하다."(A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

서울시 내 일부 정비사업지에서 지난해 초 도입된 신통기획 자문사업(패스트트랙)이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지난해 1월 시는 민간의 동력을 활용해 패스트트랙 신청과 동시에 정비계획 입안 제안 절차를 동시에 추진할 수 있도록 했는데, 지난 10월말부터는 정비계획 입안을 위해선 최소 1차 자문회의를 거치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자문회의는 정비계획 입안을 위한 사전 작업 성격의 회의입니다.

시가 지정해주는 1차 자문 회의 일정이 잡히지 않다 보니 서울시 역점 사업인 패스트트랙이 생각보다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역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정비계획 입안을 목표로 패스트트랙 신청과 병행해 입안을 준비해오던 정비사업지들이 그렇습니다.

자문 회의의 경우 재자문이 필요하다면 3차 자문 회의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기간에 또 대기할 수 있습니다.

사업 진행을 위한 '회의'조차 대기 상태가 길어지다 보니 "답답하다"는 말이 여러 곳에서 들립니다.

서울시 내에서 신통기획을 추진 중인 곳은 지난해 말 기준 83곳(재개발 62곳, 재건축 21곳)에 이릅니다. 제한된 인력에 늘어나는 신청지와 후보지를 동시에, 그것도 빠르게 하기는 역부족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지난해부터 재개발 신통기획은 연 1회에서 수시 신청으로 바뀌면서 대상지가 늘면서 업무 부담이 가중돼 대기 시간이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한 구청 관계자는 "신청 단지가 많아지다 보니 (자문 회의) 대기 시간이 길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신통기획 신청 단지가 몰려 있는 목동 신시가지의 경우 신통기획 자문사업(패스트트랙) 제도가 도입되기 전 신통기획을 신청한 6단지를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13·14단지만 정비계획 입안을 위한 '1차 자문 회의'를 거친 상태입니다.

13·14단지는 그마저도 재자문(2차 자문 회의) 예정인 상태로, 나머지 단지들은 무기한 대기 중입니다. 현재 목동에선 6단지를 필두로 7·8·10·12·13·14단지가 패스트트랙을 추진 중입니다.

시는 자문 회의의 경우 정비계획 입안을 위한 동력을 활용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빠른 정비계획 입안을 위해 입안 전 지침, 관련부서 협의, 추정분담금 정리 등 입안 전 절차를 병행하는 차원이라는 것입니다. 정비사업지에선 늦어진다고 판단될 수 있지만, 오히려 불필요한 과정을 생략해 더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한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장은 "패스트트랙 신청과 동시에 정비계획 입안을 준비해왔는데, 막상 입안 제안을 하려고 보니 자문회의를 거쳐야 한다고 안내해왔다"며 "두달간 대기만 하고 있는 상황인데, 다른 단지들도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소유주한테는 양해만 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d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