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유동성 미해결시 TY·SBS 지분 담보 제공"…채권단 "긍정적"(종합2보)
윤태영·윤석민 오너일가 "TY홀딩스, SBS 보유 지분 담보로"
"자구계획안으로 유동성 문제 해결될 것으로 자체 예상"
- 김도엽 기자, 전준우 기자, 공준호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전준우 공준호 기자 =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그룹이 채권단 협의회를 앞두고 오너일가가 4가지 자구 계획안 실행에도 유동성 부족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티와이홀딩스(363280)와 에스비에스(034120) 지분을 필요한 만큼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권단 여러분의 지원만 바라지 않고, 저희가 해야 할 자구노력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그래도 부족할 경우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제공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또한 "반드시 태영건설을 정상화해 채권단, 저희와 관련된 모든 분의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 다할 것"이라며 "태영을 살리기 위해 필요하다면 티와이홀딩스와 SBS 보유 지분도 담보로 제공하고 티와이홀딩스 대주주 및 이사회 의장, 태영건설의 이사회 의장으로서 창업회장과 뜻을 같이해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 이번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채권단 여러분이 도와주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담보 제공 규모는 유동성 문제가 해소될 때까지 보유 지분 모두를 내놓을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최금락 태영그룹 부회장은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SBS 주식과 티와이홀딩스 주식을 담보로 내놓겠다는 것이 회장과 대주주의 각오"라며 "필요할 경우라고 하는 건 대주주 지분 모두 걸겠다는 각오"라고 강조했다.
태영그룹 측은 오는 11일 채권단 동의로 워크아웃 절차가 개시되면 이미 제시한 4가지 자구계획을 통해서도 오는 4월까지 유동성 부족 문제는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태영 측은 태영 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의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 추진 및 매각대금 지원,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 사이로 지분 62.5% 담보 제공 4가지를 약속하고 채권단과 워크아웃 이야기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최 부회장은 "4가지 약속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이게 철저하게 이행만 되더라도 워크아웃 플랜이 확정된 4월까지 유동성 부족은 해소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TY홀딩스·SBS 지분 담보 제공 시점의 경우 추후 워크아웃 개시 이후 실사, 워크아웃 플랜 확정 등을 채권단과 협의해야 하는 상황이라 현재 상황에선 속단할 수 없다.
최 부회장은 "11일 워크아웃 개시가 이뤄지면 실사 기간도 필요하고 채권단과 기업개선계획안을 확정해야 한다"며 "저희가 대략 파악하기로는 4월 이전에 저희가 미리 내놓은 자구계획이 충실히 이행되면 유동성 문제가 크게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만, 혹시 문제가 생기면 두 기업이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지원하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전날 창업회장의 딸인 윤재연 블루원 대표가 330억원을 티와이홀딩스에 대여하면서 SBS 지분을 담보로 받은 것과 관련해 추후 태영건설의 상황과 관계없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열어뒀다는 지적, 블루원이 티와이홀딩스를 우회해 지원한다는 지적 등에 대해서는 "윤재연 대표는 태영건설 사태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 부회장은 "윤석민 회장과는 달리 윤재연 대표는 지주사나 태영건설 주식을 한주도 갖고 있지 않고 경영에도 참여한 적 없다"며 "같은 가족이긴 하지만 이번 사태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 애초 1549억원 지원에도 윤 대표의 지분 등은 고려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890억원을 마련하면서 긴급하게 현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고, 저희가 탈탈 털었음에도 모자라 윤 대표가 갖고 있는 돈을 저희가 빌려서 집어넣은 것"이라며 "대여를 받으면서도 큰돈이라, 무언가 담보를 줘야하는데 저희 태영그룹 자산 가운데 자구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은 재산은 SBS가 유일하고, 그래서 SBS 주식을 담보로 맡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SBS 매각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최 부회장은 "일반 기업과 달리 SBS는 언론이라, 매각에 대한 법적 규제가 굉장히 많다"며 "다만 담보 제공 등을 유권해석을 받아보니 별문제가 없다고 하고, 관계당국에서도 그렇게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매각 문제는 법적 문제가 남아 있어서 이 자리에서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태영그룹의 이런 입장 발표에 대해 채권단은 새 자구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수용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따라 11일 예정된 제1차 채권단 협의회에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채권단은 "태영건설의 추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계열주가 보유한 티와이홀딩스(363280) 지분과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에스비에스(034120) 지분을 채권단에 전부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태영건설과 태영그룹은 이번 발표한 추가 자구계획 및 대주주의 책임 이행 방안을 토대로 각 채권자에게 워크아웃 개시와 정상화 추진을 위한 협조를 신속하게 요청하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태영그룹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개시 이후 기업 개선계획 수립시까지 필요한 부족자금을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통해 조달하는 것이 워크아웃의 기본 원칙인바, 계열주가 금일 발표한 방안은 이러한 기본 원칙을 준수하고 실행함을 확약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덧붙였다.
오는 11일 열리는 제1차 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가 가결된다면 채권자협의회는 태영건설에 대한 실사를 개시하고 정상화에 대한 가능성 분석 및 추진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채권단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약속한 자구계획 중에 단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절차는 중단될 수 있으며, 또한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추가 부실이 발견될 경우에도 워크아웃 절차가 중단될 것"이라며 "계열주와 태영그룹은 이러한 점을 깊이 고려해 태영건설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오늘 발표한 자구계획과 책임 이행 방안을 신속하게 추진하여 협력업체, 수분양자, 채권자 등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피해와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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