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집 한 채 더 있어도 '1주택'…"지방 살려야 건설사 숨통"

[2024경방] 건설업계, '세컨드 홈' 활성화 기대
"다주택자 규제 손봐야" …'투자 활성화' 제언도

경북 고령군 개진면 들녘에서 농민과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단무지용 무를 수확하고 있다. 2023.11.2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정부가 4일 인구 소멸을 막기 위해 기존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의 주택 1채를 추가로 장만하더라도 '1주택자'로 간주하는 내용의 '세컨드 홈'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건설업계에서는 '세컨드 홈'에 대한 기대를 표하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지 않으면 건설사의 부도 위기가 연이어 터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의 2024 경제정책방향을 보면 인구감소지역 부활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세컨드 홈' 활성화 방안이 담겼다.

기존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 주택 1채를 신규 취득하는 경우 1주택자로 간주키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과 같은 비인구감소지역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 1주택을 추가 취득하더라도 재산세, 종부세, 양도세 등 세금을 낼 때 기존 1세대 1주택 특례를 적용받게 된다.

인구감소지역(행안부 제공).

앞서 정부는 부산 영도, 경기 가평, 인천 강화, 강원 양양, 경북 울릉 등 89곳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해당 주택 가액과 적용지역 등 구체적 요건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세컨드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될지 기대가 된다"며 "지방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건설사들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주택자 차별 정책을 광역 지자체별로 1개씩은 허용되는 등 최소화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때"라며 "주택과세나 양도세 등 세금 규제를 단순화해 지방 부동산 시장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원도 세컨드홈 정책에 대해 "긍정적"이라며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소멸이 정해진 미래인 시점에서 상속이든 시골집이든 일단 가진 집이 2채 이상이면 무조건 투기로 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가령 '도시사람이 주말을 지방에서 보내고 오는 것'이 '그 지방동네가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무인지대'가 되는 것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진행된 일부 지방 대도시는 낙후된 원도심의 정주여건 악화와 슬럼화, 시골 농가 등은 빈집 방치, 수도권 외곽은 낡은 주택의 정비사업 정체 등 향후 인구 리스크가 주택시장에 던질 화두가 큰 상황"이라며 "다주택 중 세컨드홈에 대한 세제 혜택을 통해 인구감소 지역에 대한 추가 주택 구입을 독려해 지역 내 생활인구 확대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주로 여가나 관광, 은퇴 수요가 있는 강원권과 제주 등 수혜가 예상된다"며 "전통적인 도농 또는 전원도시 등 인프라 기반이 낙후된 지방 전반이 모두 수혜를 입기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PF 연착륙·주택공급도 확대…"투자 수요도 늘려야"

올해 경제정책방향에는 세컨드홈 이외에도 부동산 PF 연착륙, 주택공급 확대 방안 등도 담겼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사태로 촉발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침체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85조원 수준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시장상황에 맞춰 조속히 집행하고, 필요시 유동성 공급을 추가 확대하기로 했다.

사업성은 있으나 일시적으로 유동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장의 경우 LH가 매입해 정상화 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밖에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신규 택지 발굴, 지구계획 절차 개선 등도 추진한다.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앞당기기 위해 관련부처들의 밀착 지원도 이뤄질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이 연착륙을 하기 위해서는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자 수요도 유입될 수 있도록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 주택 공급 정책은 '실수요자' 위주로 너무 치우친 상태"라며 "실수요자만으로는 시장 침체기를 벗어나기 어렵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