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대 오르는 박상우 국토장관 후보…실거주 의무-주택공급 등 쟁점 '주목'

실거주 의무 폐지엔 강경…"국민 주거이전 제약"
10년만의 내부 출신 국토부 장관…"무리없이 통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3.1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장관 인사청문회 검증대에 오른다. 국토·교통 분야의 관료 출신인 박 후보자가 정식 임명된다면 권도엽 장관 이후 10여년 만에 내부 출신 장관이 탄생하게 된다.

청문회에선 현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방안과 전세사기 선구제 후청구 방안 도입 등이 쟁점이 될 전망인 가운데,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어 무난히 청문회를 통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논란의 '선구제 후구상'…"주거이전 제약 부작용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0일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도덕성, 자질 등을 검증한다.

이번 인사청문회에선 주택공급 실적 부진 등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주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박 후보자는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방어에 나설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박 후보자는 청문회 서면 답변을 통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금리, 원자재 가격 급등 등 공급여건 악화 영향으로 주택공급이 위축된 측면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세보증금 반환채권의 공공 매입도 쟁점 사안이다. 정부가 보증금을 우선 세입자에게 돌려주고, 경매 등을 통해 추후에 회수하는 '선(先)지원 후(後)구상' 방식인데, 정부와 여당, 야당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여당은 사기 피해 지원에 국고를 직접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반발하고, 야당은 무조건적인 선지원 후구상 방안 도입을 고집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반대하는 입장을 적극 피력하기보다는 말을 아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서면 답변을 통해 "공공의 보증금 지원, 채권 매입 등 공적재원을 직접 투입하는 문제는 국가재정운용의 원칙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며, 사회적 공감대가 선행해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야당이 지적하는 실거주 의무 폐지 등 과도한 규제 완화에 대해선 강경한 입장을 내놓을 전망이다. 박 후보자는 국민 주거이전을 제약하고, 신축 임대주택 공급을 위축시키는 등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3.12.5/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정치인 아닌 '전문가' 통과 무난할 듯…"큰 결격사유 없어"

다만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에는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타 후보들에 비해선 제기되는 의혹이 적고, 정치인이 아닌 정통관료 출신이라서다.

박 후보자는 1961년생 부산 출신으로 동래고,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83년 행정고시(27회)를 거쳐 공직에 입문했으며, 주택정책과장과 토지기획관, 건설정책관, 주택토지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쳤다.

박 후보자가 임명되면 이명박 정부 당시 권도엽 장관(2011~2013년) 이후 10년 만에 내부 출신 국토부 장관이 된다. 이 때문에 국토부 내부 반응도 긍정적인 편이다.

퇴직 이후에도 대한전문건설협회 산하 대한건설정책연구원장을 거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을 맡으며 관련 업무를 공백 없이 수행해 왔다. LH 사장 재임기간 중 약 20조원의 이자부담부채를 감축하기도 하는 등 경영 능력도 탁월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LH 사장 재임 시기인 지난 2017년과 2018년에 LH 직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를 했었다는 사실이 논란거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한 관계자는 "별문제 없이 채택이 될 듯하다"며 "본회의도 있고, 큰 결격사유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