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바람 부는 부동산시장…‘영하권’으로 떨어지나

빨라진 매수심리 냉각 속도…거래량 줄고 가격 하락 가능성 확대
“당분간 이같은 분위기 지속될 수 있어…분양사업 추진 어려움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들. 2023.1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부동산 시장이 초겨울 날씨다. 서울 아파트 매맷값 상승세는 멈췄다. 영하권인 마이너스(-)로 완전히 돌아서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은 커졌다.

매수 심리는 얼어붙어 지난 7월 2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존 아파트 거래량 감소에 이어 분양시장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1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와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4주 연속 이어진 상승이 보합으로 돌아선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 재건축 아파트·일반 아파트 매맷값은 모두 움직임이 없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국내 가계대출 규모가 7개월 연속 늘면서 금융 당국을 중심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범위 확대 등의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며 “대출 한도를 조일 때 소득·자산이 부족한 수요층부터 대기 수요층으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매수 심리는 냉각 속도는 빠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5로, 전주(89.8)보다 0.3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8.3에서 87.6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7월 24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선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부동산원은 “서울 아파트 시장의 경우 시중 대출 금리 상승과 매도·매수인 간 희망 가격 차이로 인해 거래가 활발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관망세를 보인다”며 “일부 지방의 경우 아파트 매맷값이 내림세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거래량은 줄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월별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는 △6월 3847건 △7월 3588건 △8월 3860건 △9월 3367건 △10월 1923건 등으로 조사됐다.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지만 내림세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된다.

서울 강북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대출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거래량이 줄었다”며 “관망세가 확산되면서 상당수의 부동산 지표가 하락 신호로 돌아서거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거래 빙하기가 우려되는데, 실제 현장에서 느껴지는 건 더 추운 겨울”이라며 “마이너스로 가격이 전환될 가능성도 얘기되는데, 기존 주택 시장뿐만 아니라 청약 시장도 비슷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파트 분양 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은 커졌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전월(100.0)보다 7.5p 하락한 92.5를 기록했다. 5개월 만에 기준선인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아파트 분양 전망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가면 주택사업자 사이에서 분양경기에 대한 긍정적 전망보다 부정적 전망이 많다는 의미다.

주산연은 “최근 수도권에서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하고 매매가격 상승 폭이 줄어들면서 분양시장에 대한 기대감마저 주춤하고 있다”며 “높은 시장 변동성과 함께 수요자의 아파트 가격 민감도가 커진 만큼 주택사업자 부담도 커졌는데, 당분간 분양사업 추진은 어려운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