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불패' 깨진 분양시장 이달 5만 가구 공급…'양극화' 심화 전망

"거래 소강·가격상승 둔화·고금리·대외 여건 불확실성 속 접어든 겨울 비수기"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공사 현장. 2023.10.3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높은 경쟁률 속 '완판' 행진을 이어온 수도권 분양시장 분위기가 반전한 가운데 이달에만 전국 5만 가구 공급이 예정해 주목된다. 고금리와 가격 상승 피로감에 수요가 둔화한 터라, 분양가 및 입지 경쟁력에 따른 '옥석 가리기'가 심화할 전망이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부터 한 주간 서울·경기·부산 등 전국 7개 단지가 1순위 청약을 접수한다. 행복주택과 국민임대를 포함하면 공급물량은 총 11개 단지 5595가구로, 이 중 2368가구가 일반분양된다고 부동산R114는 집계했다.

이들 단지를 포함해 11월 분양 물량은 56개 단지 4만9944가구에 이른다고 프롭테크 '직방'은 추산했다. 전년 동월 3만6922가구보다 35% 증가한 것으로, 비수기인 연말 치곤 물량이 많다는 평가다. 일반분양세대 기준으로는 작년 11월 2만5518가구에서 이달 3만9797가구로 56% 늘었다.

문제는 청약시장 분위기가 연초와는 분명히 달라졌단 점이다.

지난주 분양한 서울 도봉 금호어울림 리버파크기 최저 1.32대 1 경쟁률로 1순위 마감에 실패한 데 이어, '서울 편입' 기대 속 청약 접수에 나선 김포 고촌자이는 2순위에서도 일부 세대가 미달해 흥행에 실패했다.

이어 지난 9월 분양 당시 최고 483대 1로 마감했던 서울 보문센트럴아이파크 전용면적 76㎡ 24채가 오는 15일 '줍줍' 무순위 청약에 나서면서 '수도권 불패' 공식은 깨진 게 분명해진 모습이다.

지난주 공개된 올해 강북 청약 '최대어' 이문아이파크자이 최저 당첨가점이 32점에 불과한 점도 시장엔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난 9월 1순위 마감 한 달 만에 60% 이상이 무순위로 풀린 호반써밋 개봉 최저점 40점보다도 낮다.

다만 9월부터 청약시장 분위기가 달라졌어도 '입지'나 '분양가'에 따라 성적이 달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들 단지 대부분 주변 구축 실거래가보다 1억~2억원 높은 가격에 공급돼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는데, 강남과 가까운 입지에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분양가가 책정된 힐스테이트 관악센트씨엘은 3가구 무순위 청약을 거쳐 지난주 완판됐다.

강남 3구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 대비 3억원가량 낮은 가격에 공급되는 힐스테이트·이(e)편한세상 문정은 후분양 단지임에도 내주 세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수도권에 앞서 지방은 미분양 물량이 많이 쌓여 있는 상황으로, 청약시장 '양극화'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분양가는 높아지는 추세인데, 고분양가를 상쇄하기엔 △기존주택 거래 소강 △가격상승 둔화 △고금리 △불확실성을 높이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의 디플레이션 등에 수요자도 부담이 되는 것 같다"면서 "분양시장이 겨울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실제 계약률과 청약률이 좀 더 떨어지고 예정했던 공급 실적률도 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경기·인천 아파트 매도물량은 25만6000건(11월 10일 아실 집계 기준)으로 증가 추세다. 이달 첫째 주 서울·경기·인천 아파트값은 보합(0.00%, 부동산R114 집계)을 나타냈다. 주간 매매수급지수도 88.3에서 87.6으로 0.7포인트 하락(한국부동산원 조사)했다.

시장 전망이 좋지 않을 경우 분양이 미뤄질 수 있다. 지난달에도 당초 4만5824가구(일반분양 3만3797가구) 공급을 계획했지만 실제론 3만1525가구(일반 2만2725가구) 공급에 그쳐 실적률이 69%(67%)에 그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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