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아파트 청약 경쟁률 작년 대비 1.5배 늘어…'높은 가격·1인가구 증가'
올해 9월까지 소형 1순위 경쟁률 13.9대 1
전문가들 "고가·고금리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매물에 쏠려"…인구구조 변화도 이유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이 올해 작년 대비 1.5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가격 상승 국면 속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매물에 관심이 몰렸고, 1~2인 가구 증가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가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가격이 현재처럼 고가를 유지하면 소형아파트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일정 기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1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주택 면적별 청약경쟁률(1순위 청약경쟁률 기준)에서 소형 아파트는 13.9대 1로 작년 같은 기간 8.9대 1보다 1.5배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중형(61~85㎡)이 올해 8.7대 1, 작년 8.9대 1을 기록한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대형(85㎡ 초과)에서는 올해 11대 1, 작년 13.4대1로 오히려 경쟁률이 낮아졌다.
이처럼 올해 소형 아파트 청약 경쟁률만 유독 높아진 이유로는 올해 초부터 아파트의 가격 회복이 시작되면서 가격이 상승한 것이 꼽힌다. 특례보금자리론으로 대출 여력이 높아졌지만 중형 이상의 아파트 가격을 감당하기에 어려웠던 수요자들이 소형으로 몰렸다는 해석이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위원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제한이 있다 보니 전체적으로 살 수 있는 매물에도 한계가 있어 자신들의 경제 상황에 맞춰서 매물을 보다보니 중형 이상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아파트로 청약이 몰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도 "소형 아파트는 환금성이 높고 비교적 중대형보다 가격이 저렴하니깐 많이 구입을 한 거 같다"며 "여기에 더해 빌라와 같은 비아파트쪽에서 발생했던 전세사기에 대한 걱정으로 빌라 수요가 소형 아파트로 넘어온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그나마 아파트 중에 저렴한 소형 아파트로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현재 신규 아파트도 원자재값 인상 등으로 분양가가 너무 비싸졌는데 고금리로 인해 경제여력이 안되는 사람들은 소형 아파트로 쏠릴 것"이라고 밝혔다.
1~2인 가구의 증가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도 소형 아파트 쏠림 현상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1~2인 가구의 증가 등의 가구 형태 변화가 소형 아파트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며 "또 중형 이상의 아파트보다 자금조달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인기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신축 소형 아파트는 1~2인 가구들이 살기에도 좋은 환경"이라며 "발코니 확장, 팬트리 설계 등 공간 효율과 활용도가 높다는 점도 선호 요인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장재현 본부장은 "청약뿐만 아니라 고양이나 산본같은 1기 신도시에도 소형 아파트는 재건축도 생각할 수 있기에 인기가 많다"며 "앞으로도 아파트 호가가 높게 유지되면 자금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소형아파트들이 더 인기가 있을 거 같다"고 예상했다.
김효선 수석위원도 "앞으로 조금씩 주택 매매수요가 줄어들면서 전세수요로 가는 경향이 예상되는데 현실적으로 서울에서 구매가 가능한 아파트는 소형 아파트일 가능성이 높아 인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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