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국산 UAM 무인 비행 최초 공개…“더는 미래 아냐, 이미 현실로 성큼”
50m 높이에서 시속 70㎞ 5분여간 무인 비행
대역기로 활용 예정…"다양한 검증에서 이용될 것"
- 박기현 기자
(고흥=뉴스1) 박기현 기자 =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도심항공교통(UAM) 기체가 무인으로 하늘을 나는 모습이 최초 공개됐다. 이착륙에 큰 무리가 없었으며, 비행 소음이 헬기보다 작아 도심 운행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됐다. 미래로만 생각했던 UAM이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3일 찾은 전남 고흥 K-UAM 실증단지에서 국내 기술로 개발된 자율비행 개인항공기(오파브·OPPAV)의 비행 시연이 이뤄졌다. 오파브는 50m 높이에서 시속 70㎞로 5분여간 비행했다. 이륙부터 착륙까지 모든 과정이 무인으로 진행됐다.
도심을 날아다니기 위해서는 소음의 크기가 관건인데, 오파브 비행 소음은 통상 65데시벨(㏈) 수준으로 나타났다. (소음) 비교를 위해 동시에 비행한 헬기(통상 85db)보다 소음이 작았다.
오파브는 앞으로 그랜드챌린지 과정에서 대역기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해외에서 인증을 마친 기체들이 국내에 도입될 때 검증에 활용하거나, 실제 UAM 운행 과정 중 도심에서 발생 가능한 시나리오에 이용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오파브는 국내 유명 기체 제작사들뿐 아니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까지 달라붙어 만든 국내 기술의 총아"라며 "세계적인 수준에서도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오파브는 오는 2025년으로 예정된 UAM 상용화 때는 투입되지 않는다. 인증에 투입되는 비용이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상용화 때는 외국에서 이미 인증을 받은 기체부터 투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이번 그랜드챌린지를 통해 인프라, 관제 등을 세계 선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그랜드챌린지는 기체, 버티포트, 교통관리, 운항서비스 등 UAM을 구성하는 모든 분야에 대해 통합적으로 안전성·운용성 등을 검증하는 대규모·중장기 실증사업이다.
예컨대 자동차를 개발했을 때 도로, 관제 등 여러 체계가 필요한데 이 기준을 국제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려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겠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우주연구원이 나사(NASA)와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자기네들보다 낫다며 공유하자는 의견을 냈고 조만간 나사와 협력을 위해 또 미국으로 간다"며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제기준을 만들 수 있는 나라가 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행사가 열린 K-UAM 실증단지는 그랜드챌린지 1단계를 위해 마련된 공간으로, 기체 및 버티포트, 교통관리시스템 등 UAM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작동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년 8월부터는 그랜드챌린지 2단계에 돌입해 도심인 수도권에서 약 10개월간 이뤄질 계획이다.
백원국 국토부 제2차관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UAM은 더는 미래가 아니다"라며 "이미 성큼 현실로 다가왔고 어떻게 할지에 따라 그 순간을 당길 수도, 늦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디 정부와 업계에서 같이 만들었던 로드맵에 따라 2025년에는 도심 하늘길이 활짝 열릴 수 있도록 힘 써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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