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끌고 원희룡 밀고…중동서 터진 ‘수주 잭팟’의 의미

플랜트 사업부터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까지 수주 다각화
“글로벌 수주 경쟁 치열, 점유율 높이는 중요한 시기” 의견도

윤석열 대통령(뒷줄 왼쪽 세번째)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네옴 전시관에서 열린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에서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 아람코의 자푸라 2 가스플랜트 패키지2 사업 계약 체결을 지켜보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2023.10.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끄는 수주지원단 ‘원팀코리아’에 참여한 기업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5억 달러(3조3618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글로벌 수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계약을 따낸 만큼 높은 평가를 받는 한편, 연간 해외 건설수주 누적액 300억 달러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이번 중동 수주 잭팟은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순방과 함께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그동안 형성한 네트워크 등을 통한 수주 지원 활동이 탄력을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건설업계에서는 지금을 글로벌 수주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할 중요한 시기로 보고 있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후유증과 세계 각국에서 발생한 전쟁 등의 여파로, 건설 수주 환경은 달라졌다. 내수 시장만으로 버티기 힘들어 글로벌 수주 시장에 눈을 돌리는 기업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는데, 콧대 높던 유럽 기업 일부도 가격 경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사우디 리야드 네옴 전시관에서 열린 ‘한국-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에서 원팀코리아를 대표하는 주요 기업들이 가스플랜트 프로젝트,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운영 계약 등 총 4건의 계약 및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우선 현대엔지니어링·현대건설이 사우디 국영 석유 기업인 아람코와 ‘자푸라2 가스플랜트 패키지2 프로젝트’ 계약을 맺었다. 24억 달러(약 3조2292억원) 규모로, 아람코가 중동 최대 셰일가스 매장지인 자푸라 지역에서 추진하는 플랜트 건설 사업이다.

이번 수주는 지난 6월 아미랄 프로젝트 수주와 같이 지속적인 원팀코리아 고위급 외교 활동의 성과로, 양국 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건설·인프라 협력의 지속성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꼽힌다.

또 원팀코리아에 참여한 네이버는 사우디 주택공사와 1억 달러(약 1346억원) 규모의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운영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디지털플랫폼 정부 수출 1호’로, 앞서 네이버가 지난 3월 사우디 도시농촌주택부와 맺은 디지털 전환 협력 MOU가 기반이 됐다.

이밖에 △네옴 옥사곤 내 첨단건설 협력 MOU(삼성물산-네옴) △데이터센터 등 디지털 인프라 구축 MOU(KT·현대건설-사우디 텔레콤) 등을 체결했다.

원희룡 장관은 “양국 정상 외교 및 지속적인 원팀코리아 활동을 통해 대규모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며 “우리 기업이 체결한 디지털트윈 계약은 그동안 건설 협력을 기반으로 (협력) 분야를 확장해 나가는 플랫폼 역할로 그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수주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각국의 경제 상황에 큰 변화가 있었는데, 내수 시장이 완전히 죽은 곳은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어 (수주) 경쟁이 더 치열해진 상황”이라며 “일본, 유럽 등과 기술적으로 경쟁을 해야 하면서 가격 경쟁을 하는 곳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중요한 시기로 꼽히는데, 네트워크를 얼마나 잘 형성해야 하는지도 관건”이라며 “우리 기업이 앞으로 해외 수주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정부의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간 해외 건설수주 누적액 300억 달러 달성 가능성이 커졌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우리 기업의 해외 건설 수주 누적액은 235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224억 달러)보다 5% 증가했다. 이는 3분기 누적 수주액으로 비교했을 때 지난 2015년(345억 달러) 이후 최고치다. 특히 올해 1~9월 우리 기업의 중동 수주 누적액은 80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66억 달러)보다 소폭 증가했다.

해건협 관계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예상하지 못한 글로벌 이슈가 있지만 아직은 각 주요 건설사가 목표한 바대로 (수주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4년 연속 연간 300억 달러 수주를 목표로 하는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