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오간 양평고속道 공방전…"노선 짜 맞추기" vs "외압 없었다"

경동 '공문서 변조'·국회모욕 고발…여야 맞서[국감초점]
노선 변경에는 與 "전 정부때 결정", 野 "열흘만에 어떻게"

2023.10.1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여야가 증인신문 과정에서도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감사와 형사고발까지 거론하는 등 거친 분위기가 이어지자 고성이 난무하기도 했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신문 과정에서 여야는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시작은 종점변경안을 최초로 제안한 인물로 알려진 김수현 경동엔지니어링 상무의 증인 채택을 두고서다.

김수현 상무는 이날 국감장에는 출석을 했으나 '증인 채택은 해당일로부터 7일 전까지 확정 및 통보한다'는 절차를 거치지 않아서 증인석에 설 수 없었다.

이를 두고 야당 측은 투명한 검증을 요청하며 증인 채택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여야는 간사 협의를 거쳐 김 상무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상무에게 "불과 열흘 만에 이렇게 용역을 중점부를 변경하겠다는 취지의 과업생 계획서를 냈는데 그건 통상적으로 볼 때 굉장히 납득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같은 당 조오섭 의원은 설계사가 종점 변경의 이유로 든 '환경 문제'의 경우 정확한 조사 결과도 없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수치도 없이 무슨 근거로 좋다 나쁘다고 그것을 3개월 만에 바꾸냐"며 "이 사업이 돼서 모든 것을 미리 정해 놓고 거의 다 짜 맞추고 있다는 유추가 가능하다"고 했다.

한준호 의원은 경동엔지니어링이 과업수행 계획서를 변조를 했다며 '공문서 변조' 혐의로 고발 조치를 하는 한편, 국토교통부 도로국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고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허영 의원이 질의를 한 뒤 답변 듣는 것을 거부하자 "답변을 들으라"며 야당 측에서 반발했다.

경기 양평군 양서면 서울-양평고속도로 예타 노선(원안) 종점 JC 인근에 고속도로 건설 관련 주민 입장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3.7.1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전 정부에서 결정된 일인데…외압 없었다"

여당은 종점변경의 경우 전 정부 시절 결정됐던 사안으로 외압은 없었다고 맞섰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지도 않고, 인수위가 구성되지도 않았던 2022년 1월6일날 결정이 됐고, 19일날 조달청으로 넘어가서 발주가 된다"고 지적했다.

김정재 의원도 "2022년도 1월 과업지시서에는 최적 대안 노선을 한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문재인 정부 때로, 어떻게 이 당시에 김건희 여사 땅이 거기 있는 줄 알고 문재인 정부에서 최적 대안을 노선을 한번 검토해 봐라라고 과업 지시를 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수현 경동엔지니어링 상무는 "외압이 있을 시간도 없고, 계약 당사자 이외에는 착수보고 전까지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부른 설영만 대한대표는 종점변경이 짧은 시간 내에도 충분히 가능하고, 대안 노선 과정이 이례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증인석에 선 이찬우 한국터널환경학회 회장은 비상식적이라는 반대 의견을 내놨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본인은 증인이 아닌 참고인이라며 야당 측을 향해 예의를 갖추라고도 비판했다. 여당은 이 회장이 관련 자격증 없고, 예타 조사 등에 참여한 경력도 없어 전문가로서 자질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유경준 의원은 "증인으로 불려 나왔는데 참고인으로 불려 나온 것으로 알고 있고 국회에서 증언 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3조에 보면 국회모욕죄가 있다"며 "국회 모욕의 죄를 범했을 때는 고발해야 된다"고 날을 세웠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