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1호 '한양아파트' 재건축 포스코 vs 현대 불붙었다…서울시 "예의주시"

'여의도 랜드마크' 파격 조건 내걸고 과열 경쟁 조짐
서울시, 민원 접수돼 법률 위반 여부 등 따져보기로

여의도 한양 신속통합기획안 조감도(서울시 제공).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첫 재건축 단지인 한양아파트의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놓고 대형 건설사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서울시가 법률 위반 여부 등 검토에 들어갔다.

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여의도 한양아파트 시공권을 놓고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000720)이 자존심을 건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에 기존 588가구를 허물고 최고 56층, 5개 동, 아파트 956가구와 오피스텔 210실 규모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포스코이앤씨는 3.3㎡당 공사비를 798만원으로 파격 제안했다. 또 총사업비 1조원을 책임 조달해 시행자의 자금 부족이 발생하더라도 사업이 중단되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선언했다.

현대건설은 공사비를 3.3㎡당 824만원을 제시했다. 경쟁사 대비 높은 공사비를 제시했으나 '소유주 이익 극대화' 전략을 세우고 소유자에게 최소 3억6000만원 이상 환급하겠다는 전략이다.

상가를 지하화하고 지상 연면적 여유분으로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분양 면적을 증가시킨다는 계획으로 동일 평형 입주 시 모든 소유주가 환급받을 수 있도록 제안했다.

대형 건설사가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시공권 수주에 사활을 거는 것은 상징성 때문이다.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와 오티에르를 내세워 여의도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의 모습. 2023.1.1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시공권을 놓고 과열 경쟁 조짐을 보이자, 서울시가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앞서 시는 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 시기가 사업 시행 계획 인가 후에서 '조합 설립 인가 후'로 앞당겨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울시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 기준'을 전면 개정했다.

'홍보(Outsourcing)요원'을 이용한 과열·과대 홍보 등을 근절하기 위해 합동 홍보설명회, 공동홍보 공간 이외에 입찰참여자의 개별적인 홍보가 금지되고 입찰참여자가 정비계획의 범위를 벗어난 설계를 제안하거나 홍보 규정 등 기준을 위반할 때 해당 입찰을 무효로 한다는 내용 등이다.

여의도 한양아파트의 경우 신탁 방식의 재건축을 추진 중이라 '서울시 공공지원 정비사업'에 직접적으로 해당하지는 않는다. 한양아파트의 사업시행는 조합이 아닌 KB부동산신탁이다.

다만 시공권을 놓고 대형 건설사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각종 민원이 발생함에 따라 서울시가 법률 위반 사항이 있는지 따져보기로 했다.

관련 법률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되면 서울시가 앞선 강남구 압구정3구역과 마찬가지로 재건축 수주전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재 서울시 내 신속통합기획만 83곳(재개발 62곳, 재건축 21곳)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공정한 경쟁을 이전투구로 만드는 것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탁방식의 재건축은 공공지원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앞서 개정된 '시공사 선정 기준'을 직접 적용할 수는 없다"면서도 "관련 민원이 접수되면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정비사업 계약 업무 처리 기준 등을 준수했는지 자치구와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