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3구역, 현대건설과 계약 유지…'공사비 갈등' 일단락

조합·현건 공사비 큰 틀에서 합의…실리 취해
현대건설 "원만한 협상으로 '윈윈' 돌파구 마련"

홍제3구역 주택재건축사업 조감도(서울시 제공)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공사비 인상 여파로 시공사와의 계약 해지 수순에 나섰던 홍제3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홍제3구역 조합)이 시공사와 협상을 이어가기로 하며 갈등도 일단락됐다.

시공사 교체로 인한 사업 지연 및 사업비 인상 등을 고려하면 협상에 다시 나서는 것이 실익이 크다는 조합의 판단에서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조합은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9일 열릴 총회에 시공사 현대건설(000720)과의 계약 해지 안건 상정을 취소했다.

당초 조합 측의 계획은 총회에서 시공사 해지 안건이 통과될 경우 조합은 곧바로 새 시공사 선정에 들어간다는 입장이었다. 대의원회에서 계약 해지 안건이 통과된 상태이기도 하다.

앞서 지난 2020년 조합은 시공사와 3.3㎡ 512만원 수준의 공사비로 계약을 맺었으나, 지난해 687만원, 올해 898만6400원을 제안받았다. 3년 사이 공사비가 75.5% 인상된 것이다. 이후 양측은 이후 약 1년간 공사비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며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조합은 결국 시공사 해지 수순까지 나섰다.

다만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이 대외적으로 알려지자 현대건설 측이 봉합에 나섰고 큰틀의 합의는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제시된 평당 898만6400원 보다 낮은 수준으로 의견을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현대건설은 조합운영비를 포함한 사업비 추가 대여를 통해 조합 어려움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으며, 공사비 절감을 위한 설계 변경에 나서는 등 조합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조합과의 협상에서 올해 신설된 '사업장 전담조직'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 입장에서는 크게 선방한 셈이고, 현대건설 측도 대외 이미지 쇄신 및 사업비 절약 등 실리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정환 홍제3구역 조합장은 "대내외 여건으로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도 조합과 끊임없이 소통해왔다"며 "현대건설과 적극 협력해 모범적 협치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측은 "최근 급격한 원자재비 및 인건비 상승으로 곳곳의 도시정비사업이 진통을 겪고 있지만 홍제3구역은 계약해지라는 파국을 피하고 조합과 시공사가 원만한 협상을 통해 윈윈(WIN-WIN) 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사업지에도 합리적인 공사비를 제시해 공사비 갈등으로 인한 사업 지연을 미연에 방지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제3구역은 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 역세권에 있으며 면적 약 2만7271㎡이다. 재건축 후 최고 25층, 11개동, 634가구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지난 2019년 사업시행 인가를 거쳐, 지난해 관리처분 인가를 받았으나 공사비 협상 여파로 사업 진행은 더뎠다.

다만 갈등이 일단락되며 내년 6월 이주에 이어 2025년 하반기 착공을 예정하고 있다. 오는 9일 총회 이후 사업 속도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d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