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20년만에 '조합 설립인가' 목전…초대 조합장에 최정희

은마아파트 조합설립총회 개최…추진위 승인 후 20년만
최정희 초대 조합장 "사업 하루라도 당기기 위해 노력"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는 19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조합설립 총회를 열었다. 2023.8.19/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재건축 대어'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조합 설립이 목전에 뒀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는 19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조합설립 총회를 열었다. 초대 조합장에는 최정희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장이 선출됐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조합설립에 나선건 지난 2003년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후 20년 만이다. 재건축을 준비하기 시작한 1999년 이래로는 24년 만이다.

조합장 후보에는 최정희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장, 이재성 은마아파트 소유자 협의회(은소협) 대표가 나와 2파전이었다.

전체 조합원 4278명 중 투표에는 3654명이 참여했다. 그중 무효표를 제외하고 최 위원장이 2702표(76.3%)를 받아, 838표를 받은 이 대표를 누르고 초대 조합장 자리에 앉았다.

후보자들은 모두 '빠른 재건축 및 이주'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31평형 신설로 동일 평형으로 이동시 마이너스 분담금 등의 공약도 같았다.

최정희 초대 조합장은 "1999년부터 재건축을 준비해왔으나 24년간 막대한 매몰비용만 발생했고 기회비용을 상실했다"면서도 "그렇기에 단 하루라도 당기기 위해서 노력했고 조합설립까지 왔다. 같은 속도라면 앞으로 2년 내 이주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중 '미리보는 모델하우스(본보기주택)' 오픈도 함께 약속했다.

조합은 연내 조합설립인가까지 마치겠다는 목표다.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는 많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단지 관통 여부, 35층→49층 높이 상향, 분담금 완화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0월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경관심의안을 수정가결했다. 28개동, 4424가구의 아파트를 33개동 5778가구(공공주택 678가구), 최고 35층 이하(118.4m 이하)로 재건축하는 방안이다.

다만 시는 지난 1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통한 '35층 룰' 규제 폐지와 함께, 2월에는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 방안'을 통해 디자인 특화설계 등 요건을 충족할 경우 초고층 아파트 건립을 허용하겠다고도 발표했다. 은마아파트도 요건을 갖출 경우 초고층 아파트로 탈바꿈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단지 밑으로 GTX-C 노선 통과 원천 무효를 주장하는 조합과 '원안 고수'를 강조하고 있는 국토교통부와의 협상도 풀어야 할 숙제다. 지난 5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GTX-C 노선의 이슈 중 도봉 구간 지하화는 해결이 됐는데, 은마아파트 관통 문제는 재론의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재론의 여지는 없다"고 답한 바 있다.

이후 지난 7일 현대건설이 환경영향평가 초안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는데, 당시 최 조합장은 "지난 6월9일 관계자들이 모여서 비공개 회의를 개최했고 국토부,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GTX-C의 은마아파트 지하 통과와 관련해 이전보다 나은 대안으로 합의점을 찾고 있다"며 "현재도 비공식적으로 관련 내용을 계속 전달받고 있다. 은마 주민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실리를 추구하는 데 힘을 모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업성 확보를 통한 분담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분담금 추정액상 일반분양가 3.3㎡당 7700만원으로 책정될 경우 전용 76㎡ 소유주 기준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추가분담금은 △84㎡ 3억1600만원 △91㎡ 4억8200만원 △99㎡ 7억600만원 등이다. 분담금만 3억~7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한편 이날 조합장과 함께 우갑준 감사, 5명의 이사 및 대의원들도 함께 선출됐다. 아파트와 상가 소유자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분리 후 개발이익과 비용을 별도로 청산하는 '독립정산제' 안건 등도 함께 통과됐다.

d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