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동 SH 사장 "'서울형 감리'로 건설 카르텔 타파"(종합)

SH·LH 조성 중인 위례신도시서 현장 설명회 열어
"후분양·현실적 감리비 핵심"…무량판 구조 확인도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 8일 위례지구 23단지 지하주차장 무량판 구조 적용 현장 답사를 실시, 기자들에게 SH의 드롭패널 시공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2023. 8. 8/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은 8일 '서울형 감리'와 '서울형 건축비'를 도입해 건설 기득권 카르텔을 타파하겠다고 선포했다.

감리 대가 현실화와 후(後)분양이 핵심인데, 최근 연이어 불거진 부실공사 논란의 핵심 원인에 감리 부실과 주택보급률 50~60% 시절 도입된 선(先)분양 제도가 있다는 지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공주택 품질개선 요청에 따른 것이기도 한 이번 제도 도입으로 100년 이상 구조적으로 안전하고 오래가는 고품질 백년주택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기본형 건축비'에서 감리비는 0.84% 불과"

김 사장은 이날 SH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울 송파구와 경기 하남시 경계에 조성 중인 위례신도시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민간공사 시 낮은 감리 대가와 LH 사태로 밝혀진 전관 비리 등 감리 관련 총체적 문제를 지적하고, 그 대안으로 '서울형 감리제도'를 제안했다.

시공품질 확보와 현장 안전관리 제고, 부실시공 방지 등을 위해 설계도서 등에 따라 시공됐는지 관리·감독하는 감리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SH 제공)

김 사장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발표하는 주택법상 '기본형 건축비'엔 감리비가 총공사비의 0.84%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외에도 국토부가 민간 업체에 반영을 요구하는 감리비 대가 기준이 3개 더 있지만, 민간공사 감리비는 공공공사 감리(건설사업관리) 대가보다 낮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콘크리트벽이 붕괴해 건설근로자 사망사고까지 낸 광주 화정 현장 감리비는 1.9%,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1.77%, 개포주공4단지 1.52%다. SH와 LH는 민간보다 많게는 4배가량 높은 대가기준을 적용는데, SH의 고덕강일 3단지는 총공사비의 3.27%를 책정했다.

대가 기준만 문제도 아니다. 김 사장은 "재개발·재건축 현장 감리는 관할 구청장이 뽑고, SH와 LH 현장 감리자는 각 공사 사장이 뽑는데, 민간은 건설업자가 직접 감리를 뽑아 대가를 지급하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건설 카르텔 비리 문제도 있다. 지하주차장 지붕 붕괴 사고를 일으킨 인천 검단 LH 발주 현장 감리비는 총공사비의 2.96%로 민간보다 약간 높았지만 부실은 여전했다. 국토부의 확대조사로 밝혀진 LH 철근 누락 현장 중엔 사업 수주를 위해 로비한 전관업체 관련 문제도 들춰졌다.

이 밖에도 감리는 품질과 안전을 총괄 책임지는데도 현장에서 권한이 부족한 점도 문제로 들었다.

김 사장은 "뛰어난 기술을 갖고 철저하게 감독해줄 감리원을 모셔다 SH가 직접 대가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서울형 감리제도를 도입하려 한다"며 "감리원이 적절한 대가를 받아가고 업주가 중간에 가로채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를 설계해 준비 중"이라고 밀했다.

아울러 "선분양 제도는 주택보급률이 50~60%일 때 도입됐는데 국토부의 기본형 건축비는 후분양을 하지 않기 위해 만든 것"이라면서 "이처럼 50~60년 유지돼온 카르텔을 깨부순다는 게 서울형 감리"라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전국 주택보급률은 102.2%다.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 8일 위례지구 23단지 지하주차장 무량판 구조 적용 현장 답사를 실시, 기자들에게 SH의 드롭패널 시공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2023. 8. 8/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무량판 구조 철근 삽입 여부 확인…여덟 번째 분양원가 공개도

이날 현장에선 SH가 공급한 위레지구 23단지 지하주차장 무량판 구조 철근 삽입 여부를 단말기로 확인하는 장면도 공개했다.

SH의 경우 LH와 달리 기둥과 지붕 사이에 드롭패널(Drop panel)을 두는 점이 설계시공상 특징이다. 시각적 안정감이 더 크고, 드롭패널 내부에도 보강근이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SH가 최근 5년간 준공한 21개 현장 중 8곳, 공사 중인 12개 현장 중 1곳 총 9곳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다. SH는 앞서 이들 현장에 대한 설계 반영여부와 각종 서류 확인 및 전문가 약식 검사 구조상 안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데 이어 세부 조사를 진행 중이다.

내주까지 전체 현장 지하주차장 조사를 마치고 나머진 국토부 조사 일정에 맞춘다는 계획이다. 다만 김 사장은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주거동에 대해서도 직접 뜯어서 세대내 검사를 할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SH 제공)

인근 위례포레샤인 17단지(A1-5BL) 분양원가 공개도 이뤄졌다. 평당 분양원가는 1236만1000원(택지조성 약 530만원, 건설원가 약 700만원), 실제 분양가는 1989만4000원으로, 1289가구 전 세대 분양 수익은 2937억8800만원(37.9%)이라고 김 사장은 밝혔다.

분양원가를 구성한 항목은 총 71개로, 용지비와 조성비 및 이주대책비 등 10개 항목을 택지조성원가에 산정하고 공종별 공사비와 간접비 항목 61개를 건설원가로 구분했다고 부연했다.

sab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