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 가구, 철근 괜찮나…주거동 105단지 포함 무량판 아파트 전수조사(종합)

다음주 조사 착수해 9월 말 결론…"인력 집중 투입해 기간 당길 것"
준공 단지는 시공사가 부담…세대 내 점검은 입주민 동의 받아야

김오진 국토교통부 1차관이 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철근 누락 파문과 관련해 민간아파트 무량판 구조 조사계획 및 한국토지주택공사(LH) 조사 결과 등을 발표하고 있다. 2023.8.3/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박기현 신현우 기자 = 9월 말까지 정부가 무량판 구조를 채택한 아파트 293개 단지(약 25만가구)의 철근 누락 여부 등을 전수 조사한다.

조사 대상 가운데는 주거동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105개 단지가 포함돼 있어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이 확인될 경우 그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김오진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세종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아파트 무량판구조 조사계획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발주한 인천 검단 아파트는 무량판구조로, 철근이 다수 누락돼 붕괴한 것으로 드러났다. LH는 자체적으로 발주한 91개 아파트 단지에 대해 철근 누락 여부 등을 조사했고 다른 15개 단지에서도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나 파장이 이어졌다.

이에 정부는 2017년 이후 주거동·지하주차장 등에 무량판구조가 적용된 아파트 293곳 전부로 조사범위를 확대한다. 2017년 이전에 준공된 단지는 주기적으로 점검을 받아왔기 때문에 당장 점검이 시급하다고 판단되지 않아 이번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중 입주민 또는 입주예정자가 거주하는 주거동에 무량판공법이 적용된 단지는 총 105곳이다. 공사가 완료돼 입주민이 거주하고 있거나 입주를 앞두고 있는 곳은 69곳에 달한다. 지하주차장에만 무량판구조가 채택된 단지는 174곳(시공 59곳·준공 125곳)이다. 이 밖에 주민 공동 시설 등에 설치된 단지는 4곳이다.

주거동 점검을 위해서는 세대 내로 들어가야 하는 데다가, 점검 시 페인트·벽지 등을 제거해야 해 입주민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체 대상 단지 중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105개 단지(약 10만가구), 공사가 완료된 아파트 188개 단지(약 15만가구)다. 지방자치단체에서 현황을 파악 중으로 조사 대상 단지 수는 변동될 수 있다.

다음 주부터 단지별로 조사에 착수한다.

국토부는 구조계산서, 도면 등을 분석해 철근 누락에 취약한 10개 내외의 기둥을 추려 우선 점검한 뒤 부실시공이 확인되면 해당 단지 내 무량판구조상의 모든 기둥을 조사해 전체 철근 누락 현황을 파악할 계획이다. 콘크리트 압축 강도가 적절한지 여부도 확인한다.

조사 비용은 시공 중인 단지는 현장별로 이미 확보된 공사비를 사용하고, 준공 단지는 시공사가 부담한다. 점검 결과는 국토안전관리원이 확인한다.

조사는 민간 안전진단 전문기관을 선정해 점검을 실시한다. 국토부는 안전진단 전문업체에 점검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점검의 질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다만 9월 말까지로 짧은 조사 기간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됐다.

조사 대상이 광범위한 데다 정밀안전점검에 소요되는 시간이 3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조사가 완료되는 시점이 개시 시점부터 2달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국토부 측은 "전문기관을 집중 투입하고 필수 점검대상 등을 중심으로 신속하게 이행해 점검기간을 단축하겠다"고 전했다.

점검 결과 철근 누락이 발견되면 시공사가 연말까지 보수·보강 조치를 실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설계·시공·감리의 위반 행위가 적발되면 관계법령에 따라 처벌이 이뤄진다.

또한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이번에 조사 대상으로 포함되지 않은 2017년 이전 준공 단지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정부는 무량판구조 아파트 전수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무량판구조 안전대책 및 건설 이권 카르텔 혁파방안'을 10월 중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무량판구조 건물을 특수구조건축물에 포함해 안전 확인절차를 강화하고 상세 설계기준을 보완할 계획이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