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불황…매매가 내리고 공실률 증가
상반기 수도권 물류센터 매매가 6개월새 23% 하락…서부권 저온 센터 4분의 1 '텅텅'
알스퀘어 '2023 상반기 수도권 물류시장 보고서'
-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올해 상반기 수도권 물류센터의 3.3㎡(1평)당 평균 매매가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20% 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흥·안산 등 경기 서부권 저온 물류센터는 공실률이 24.5%까지 올랐다.
공급 과잉 지역에 신규 물량이 쌓이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영향으로 풀이됐다.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가 3일 발표한 '2023 상반기 수도권 물류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물류센터 3.3㎡당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23% 하락한 596만원을 기록했다.
수도권 물류센터는 2021년 하반기 3.3㎡당 794만원까지 올랐지만, 경기 둔화 여파로 최근 가격이 크게 내린 것이다.
공급 과잉 영향도 있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물류센터는 96만평이 공급됐다. 지난해 하반기보다 37% 증가했다.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물류센터가 집중된 남부권과 서부권 신규 공급 면적은 지난해 하반기 기준 누적 면적의 각각 22.4%(30만2031평), 19.8%(28만5061평) 수준에 달했다.
진원창 빅데이터컨설팅팀 이사는 "올해 하반기에도 50만평 이상 규모의 물류센터가 공급될 것"이라며 "대규모 공급 적체에 따른 수급 불안정 우려가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온 물류센터 공실률 증가
상반기 수도권 저온 물류센터 평균 공실률은 10%를 넘어서며 상온과 비교해 약 3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북권 저온센터 공실률은 45.3%로, 전반기보다 10.6%포인트(p) 상승했다. 서부권의 경우 8.4%p 내렸지만, 24.5%에 달했다.
그동안 급격하게 사업을 확장한 이커머스 기업이 최근 신규 확장을 미루거나 전대차 계약을 고려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진 이사는 "저온을 중심으로 대규모 공급과 화주사(운송 서비스 수요자) 수요 둔화가 맞물리면서 물류센터 임대 경쟁력이 화주사 유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임대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산은 실질 임대료를 낮춰 화주사를 유치하기 위해 렌트프리(무상임차)나 TI(Tenant Improvement∙임차인 혜택 지원)를 제공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사례도 관측됐다"고 전했다.
한편 물류센터 시장 분위기는 가라앉았지만, 올해 상반기 거래액은 3조2000억원, 거래 면적은 50만1000평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각각 30% 이상 증가한 수치로, 2010년 관련 거래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다.
과거 선매입 계약 체결 후 올해 상반기 준공돼 거래가 완료된 건들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전체 거래 규모 중 선매입 계약 건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6%에 달한다. 선매입 거래 건을 제외하면 오히려 전반기보다 거래 면적은 줄었다고 알스퀘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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