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만들어진 조각투자…증권업계, 토큰증권 생태계 동참 '분주'

8월부터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제출 허용…한우·미술 등 재개 전망
증권사, 조각투자 업체 제휴맺고 측면 지원…시장성 판단 나서

여의도 증권가 일대. 2017.12.2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금융당국이 8월부터 투자계약증권의 증권신고서 제출을 허용하면서 한우·미술품 조각투자 업체들을 시작으로 관련 시장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토큰증권(ST)을 새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조각투자 업체와의 협력을 시작으로 시장 접근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일부터 조각투자사업자는 개정된 서식에 따른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 제출이 가능하다. 투자계약증권은 공동 사업에 금전을 투자하고 주로 타인이 수행한 사업 결과에 따른 손익을 받는 권리로, 지난 2009년 2월 법적 근거가 마련됐으나 실제로 발행된 적은 없었다.

그간 자본시장에서는 상장회사 및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주식·채권·수익증권 등 정형적 증권이 발행·유통돼 왔으나, 한우·미술품 등 자산을 기초로 한 조각투자가 등장하면서 증권성 논란이 제기됐다. 당국이 지난해 4월 조각투자 적법성 점검에 나서면서 다수 업체 거래가 사실상 중단됐다.

당국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지난달 증권성이 인정된 5개 사업자에 대해 최종 제재 면제 및 사업 재편을 승인했다. 금감원은 최근 투자자 보호·발행인 작성편의 제고·시장이해도 증진을 골자로 증권신고서 서식 개정을 마쳤다. 이에 따라 증권신고서 제출이 가능해지면서 조각투자 업체들 영업이 재개될 전망이다.

앞서 사업 재편 승인을 받은 5개 사를 중심으로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우 조각투자 1개 사(뱅카우)와 미술품 조각투자 4개 사(테사·소투·아트투게더·아트앤가이드)다. 명품, 시계, 와인 등 고가 수집품을 분할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트레져러나 다른 신규 업체들도 시장에 나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조각투자 사업을 시작으로 비정형적 투자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조각투자 사업자들을 시작으로 투자계약증권이 정식으로 투자 대상이 되고, 향후 다양한 비정형적 투자 대상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전자증권법, 자본시장법 및 하위 규정 개정안이 완비돼 투자계약증권 유통이 가능해진다면 더 활발한 투자가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조각투자 업체와 협업을 통해 토큰증권(ST) 생태계에 참여하기 위해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국내 1호 부동산 디지털 수익증권 거래소인 '카사'를 지난 3월 인수하고, 카사와 대신증권의 계좌를 연동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증권과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은 ST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조각투자 업체와 제휴를 맺은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제휴업체에 대해서는 계좌, 예치금 관리 등을 준비하고 있고, 향후 투자계약증권 유통에 대비해 시스템 구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ST 업체 측면 지원을 시작으로 사업성 가늠을 시작할 것"이라며 "여기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추후 사업 확대까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