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청약 시장 온기 도는데…서울 '악성 미분양' 오히려 더 늘었다

서울 내 미분양 4월 1058건→5월 1144건

4일 서울 중구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 본 도심 속 아파트 단지 모습. 2023.6.4/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서울 부동산·청약 시장에 온기가 살아나고 있음에도 민간 미분양 주택은 더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입지와 고분양가 여부에 따라 수요자들이 선택을 달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서울의 민간 미분양 주택은 총 1144건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영향으로 2월말 기준 2099건에서 3월말 1084건, 4월말 1058건으로 감소 추세이다가, 5월 들어 다시 소폭 증가한 것이다.

최근 서울 부동산·청약 시장은 온기가 확산되고 있다. 아파트 거래량은 3개월 연속 3000건을 상회하며 거래 시장에서 회복세를 띠고 있고, 청약 시장은 2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면서다.

지난 11일 일반분양 1순위에 2만1322명이 몰린 청량리롯데캐슬하이루체가 대표적이다. 이 단지의 경쟁률은 242.3대 1에 달했는데, 올해 최고 경쟁률이다. 이에 앞서 '영등포자이디그니티'가 98가구 모집에 1만9478명이 신청하며 198.8대 1, DMC가재울아이파크 89.85대 1, 새절역두산위브트레지움이 78.93대 1 등이 뒤를 이었다.

또 동작구 수방사(수도방위사령부) 부지 청약에는 255가구 공급에 7만2000명이 신청, 평균 경쟁률 283대 1을 기록했고 '흑석리버파크자이' 줍줍 물량 2가구에는 93만여명이 몰리기도 했다.

지난 14일 기준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340건이다. 지난 4월 3190건, 5월 3422건에 이어 세달 연속 3000건을 넘어섰다. 이달까지 신고기한이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 5월 거래량을 훌쩍 넘을 전망이다.

반면 서울 내 '악성 미분양'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주택도 여전하다.

지난해 2월 첫 분양에 나선 강북구 대원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216가구 중 117가구가 1년 넘게 미분양 상태다. 지난 4월 123가구에서 6가구 줄었으나 아직 절반 이상이 미분양 상태인 셈이다. 특히 2억원가량 낮춘 15% 할인 분양까지 단행하고 한국주택도시공사(LH)가 예산 낭비 논란을 감수했지만 미분양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화건설이 시공한 '포레나미아'도 1년 넘게 63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마포구 노고산동에 위치한 신세계건설 시공의 '빌 리브 디 에이블'도 256가구 중 222가구가 미분양으로 집계됐다. 전용 38~49㎡ 소형주택 위주에도 분양가는 8억~13억원대로, '고분양가'로 낙인찍히며 외면받고 있다.

에스지씨이테크건설이 시공한 강서구 화곡동 '화곡 더리브 스카이'도 총 140가구 중 120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한동건설이 시공한 '등촌지와인'의 경우 136가구 중 125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이런 상반된 모습은 수요자들이 입지와 고분양 여부가 선택의 가늠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약 시장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던 단지들의 경우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았고, 일반 거래도 급매 등 과거보다 저렴한 가격에 소화되는 모습과는 달리 미분양 매물의 경우 가격 조정 없이는 소화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례로 무순위, 취소후재공급 총 2가구 모집에 93만명이 몰렸던 흑석자이의 경우 59㎡ 6억원대, 84㎡ 9억원대 등 현 시세 대비 5~6억원 저렴했다.

d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