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마냥 웃지 못하는 집주인·매수희망자들

당장 기준금리 인상 없다지만 한미 금리차 확대로 가능성 여전
향후 기준금리 인상시 앞선 부동산시장 침체보다 골 더 깊을 수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3.7.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4연속 동결했다. 물가·금융안정 등 국내 여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미국 금리 차 확대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요인이 여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는 부동산시장 불안 요소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향후 기준금리가 인상될 경우 앞선 부동산 시장 침체보다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연 3.50%)을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는 지난 1월 연 3.25%에서 연 3.50%로 한 차례 올린 뒤 2·4·5월 연속 동결했다.

앞서 채권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론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8월 채권시장 지표(BMSI)’에 따르면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55개 기관·100명)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93%가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하반기 국내 경기 회복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려 얻는 실익이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이후에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25~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포인트) 인상할 경우 우리나라와 금리 차는 상단 기준 2.00%p로 역대 최고를 경신하게 된다. 현재 미국 정책금리는 연 5.00~5.25%다.

한미 금리 차가 확대될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원화 가치 하락 등 우리 경제에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우리의 기준금리 인상이 고려될 수 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자연스레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기준금리가 동결됐지만 집주인·매수 희망자 모두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불안감을 보인다. 서울 강북구 소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금리가 현재 부동산 시장의 큰 변수로 꼽힌다”며 “한은이 동결해도 미국에서 계속 인상할 경우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향후 (한은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 경우 최근까지 내렸던 주담대 금리가 상승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부동산 시장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현재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과 매수 희망자 모두 해당 사안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미 금리차 확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침체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고인데, 사실상 (무한정 금리인상을)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소폭이라도 오를 수 있는데, 이 경우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내외 경제 상황을 고려해 보면 올해 상반기보다 하반기 부동산시장 상황이 더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부에서 거래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향후 금리 이슈로 실수요자들이 매입에 더 신중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