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년주택에도 수영장이?…민간 아파트에선 인기 시들

은평구 대조동에 전국 최초 수영장 갖춘 임대주택 나와
한때 '고급' 상징이었으나 유지·관리비에 입주민 호불호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은평구 대조동 청년안심주택 내에 개관한 '은평청여울수영장'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2023.6.7/뉴스1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공공주택의 고품질화로 아주 잘 만들어진 모범사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7일 서울 은평구 대조동 청년 안심주택을 방문해 한 말이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수영장을 갖춘 임대주택이 나왔는데, 앞으로 계속 확산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은평구 대조동에 위치한 역세권 청년주택 '호반베르디움 스테이원'은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로 수영장을 갖췄다. 사업 시행자인 대조PFV가 지역주민을 위해 조성해 은평구에 기부채납한 시설로, 길이 20m의 레인 5개를 갖추고 있어 동시에 75명이 이용할 수 있다.

이달 시범운영을 거쳐 7월 정식 개장할 예정으로 청년주택 입주자뿐만 아니라 은평구민에게도 개방한다. 수영장 운영비는 구예산으로 충당하는데, 올해 연말까지 8개월 운영비로 8억여원이 책정됐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1년에 약 12억원의 운영비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범운영 중인 청년주택 내 수영장의 초기 반응은 고무적이다. 은평구 관계자는 "그동안 지역 내에 수영장 등 체육 커뮤니티 시설이 부족했던 만큼 구민들에게 환영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단지 내 수영장이 한때 고급 아파트의 상징으로 여겨진 것과 달리 최근에는 호불호가 갈리고 있어 임대주택의 고급 커뮤니티시설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단지 내 수영장은 멀리 나가지 않고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고 자녀 교육에도 좋아 인기 있는 커뮤니티 시설로 꼽혔다.

서초구 '반포자이',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등 고급 아파트 대단지에서는 최근까지도 입주민들의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 강남구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단지 내에는 국내 최초 루프탑 인피니티풀이 조성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만 아파트 내 수영장은 수도·전기요금부터 청소비, 안전요원 고용비 등 비용이 만만치 않다. 통상 월 관리비로 2만~4만원 정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입주민 간 갈등을 겪다가 수영장을 폐쇄하는 아파트 단지도 적지 않다. 2021년12월 준공된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는 누수와 물 넘침 등 하자보수로 인해 수영장을 폐쇄한 뒤 재개방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 '영종자이'도 관리비 문제가 불거지며 결국 운영을 중단했다.

여기에다 올 초 부산의 한 아파트 커뮤니티센터 수영장에서 익사 사고가 발생하며 '안전 사각지대'라는 경각심이 커졌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영장이 한때 아파트 단지 내 고급 커뮤니티 시설로 인기를 끌기는 했지만, 갈수록 유지·관리비가 많이 들어가다 보니 반기지 않는 입주민들이 많다"며 "최근에는 수영장보다 요가·필라테스 등을 즐길 수 있는 GX룸과 같이 지상의 체육 커뮤니티시설을 더 선호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