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사람 대신 로봇 '바글바글'…1등급 인증받은 첨단물류센터 가보니
파스토 용인 1·2센터 스마트물류 인증받아…중소기업 최초
정부 이자 지원으로 비용 부담↓…정부 "2032년까지 400개로 확대"
-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조금만 양보해주세요. 작업 장소로 이동해야 합니다."
경기 용인에 위치한 스마트물류센터인 파스토 용인2센터에서 자율주행로봇(AMR)이 주문받은 물건을 이동시키기 위해 가던 중 길이 가로막히자 이같이 말했다.
파스토는 AMR 등 첨단장비로 물류센터를 운영해 스마트물류센터 1등급 인증을 받은 기업이다. 정부는 신(新)경제성장전략 중 하나로 스마트물류센터를 2032년까지 전국 4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제1호 스마트물류센터 인증받아…입고부터 출고까지 '자동화'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파스토 용인1·2센터는 국내 제1호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을 받은 곳이다. 스마트물류센터는 AMR, 자동분류기, 5면 바코드 스캐너 등 첨단장비를 도입해 효율성·안전성 등이 우수한 물류센터로 정부가 인증한 곳을 뜻한다.
실제로 경기 용인 처인구에 위치한 파스토 용인1·2센터는 물류의 상당 과정을 자동화했다.
일반적인 물류 프로세스는 입고, 재고관리, 발주확인, 피킹(picking), 포장, 출고 순으로 이뤄진다. 파스토는 물류 프로세스 전 과정을 연결하고 데이터화해 정확도와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힘쓰고 있었다.
우선,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주문이 접수되면 파스토는 국내외 400여개 쇼핑몰과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연동을 통해 발주확인까지 빠르게 진행된다.
발주된 물량에 맞춰 물류센터 내 재고를 수집하는 피킹 작업이 이뤄지는데, 이때 로봇인 AMR이 동원된다. GPS 기반으로 기설정된 경로에 따라 피킹 작업을 수행한다.
신현철 파스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MR이 사람보다 통상 3~4배 많은 작업을 수행한다"며 "하루에만 1만~1만5000개 가량의 발주가 처리된다"고 설명했다. 물류2센터 1층에서 피킹 작업을 하는 인력은 18명이었지만 AMR은 40대가 가동됐다.
그밖에도 제품이 담긴 상자를 수직으로 쌓은 후 로봇이 움직이며 상자를 피킹하는 오토스토어, 피킹한 제품을 주문별로 고속 분류하는 슈어소트 등도 피킹 과정을 효율화했다.
이후 포장과 출고 과정도 사람 손이 크게 필요하지 않았다. 자동으로 라벨지를 붙이는 기계와 분류기 등이 물류 과정을 신속화했다. 파스토 가입사에 물건을 주문한 고객은 '내일도착보장'을 받을 뿐 아니라 수도권 주문자에 한해 당일·새벽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스마트물류센터 자부담 비용 20~30% 수준…정부 2032년까지 400개 '목표'
신 책임자는 "센터당 자동화 설비는 대략 100억원 투자가 이뤄졌다"며 "국토부가 스마트물류센터에 이자지원을 해줘서 자부담 비용은 전체 비용의 20~30%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의 스마트 물류센터 인증으로 투자 비용 부담이 크게 낮아졌다는 것이다.
앞서 정부는 2021년 기존 물류센터를 초고속 화물 처리가 가능한 첨단센터로 전환하기 위해 스마트물류센터 인증제를 도입했다.
인증은 입고부터 출고까지 물류 과정별로 첨단·자동화 수준에 따라 정해진다. 또 건축물의 구조적 성능, 친환경성, 안정성 등이 고려된다. 인증등급은 평가총점에 따라 1~5등급까지 차등적으로 부여된다.
인증센터는 등급에 따라 2.0~0.5%p의 대출이자 이차보전을 지원받는다. 2021년에는 18개소를 인증했고 총 4660억원의 저리 대출을 승인했다. 지난해에는 15개소를 추가로 인증해 3813억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대출한도는 기업별로 시설자금으로는 1500억원, 운영자금은 100억원이다.
인증제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선 3년 주기로 정기점검을 받아야 하고 기준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될 때는 수시점검도 받는다.
지난해 말 정부는 '신성장4.0 추진전략'을 발표하며 1등급 스마트센터 수를 2027년까지 100개, 2032년까지 400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재는 전국에 37개소로, 인증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강주엽 국토부 물류정책관은 "한동안 금리 영향으로 기업의 투자가 위축돼 신청 건수가 줄어들었던 것은 사실이나 최근 금리 리스크가 줄어들면서 신청이 늘었다"고 전했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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