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쉽지 않네'…용산도 서초도 조합원 내홍에 '몸살'
한남2 조합장 선거 앞두고 갈등…신반포2 신통기획 찬반 갈려
"이해관계 달라 내홍 흔해…갈등 길어지면 사업 추진 발목"
-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서울 재개발·재건축 추진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일부 단지들은 조합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 사업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조합, 서초구 신반포2차 아파트 재건축 조합 등 다수 정비사업 조합에서 계획안 내용, 조합장 선거 등을 이유로 갈등을 빚고 있다.
이달 20일 조합장 등 임원 선거를 앞둔 한남2구역에선 연임에 나선 이명화 조합장에 대한 의혹 제기가 줄 잇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이 조합장이 조합설립인가 이후 소유권을 이전받아 조합원 자격이 없다며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마감재·협력업체 선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 조합장은 제기된 의혹은 허위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선거를 앞두고 반대파가 흠집 내기용 선전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는 "조합원 중 한 사람으로서 조합원 전체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909명 중 80여명의 주장으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릴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남2구역에선 고도 제한 완화와 관련한 설계 문제로 조합원 불만도 커지고 있어 또 다른 내홍의 불씨도 남은 상태다.
◇조합장 선거 불협화음에 신통기획 찬반 논란까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에 참여하는 신반포2차 조합은 최근 조합원 간 불협화음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최근 확정된 신통기획안이 조합원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신반포2차 아파트조합원을 위한 신속통합기획 추진위원회'(신통추)를 꾸려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임대 주택 수가 기존 계획보다 2배 늘고, 소형 평형 비율도 높아지며 조합원 분담금이 많아졌다고 주장한다.
신반포2차 조합은 인근 단지와 비교하면 임대 비율이 여전히 낮다고 해명했다. 소형평형 증가 주장에 대해선 오히려 전용 84㎡ 이상 비율이 39%에서 49%로 늘어난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반대 조합원들이 동의서 반환 운동을 펼치고 소송전까지 돌입하며 갈등은 커지는 모양새다.
신통추 소속 조합원을 포함한 58인은 조합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총회결의 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하기도 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현 조합장을 업무방해죄 등으로 고소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조합원마다 선호하는 운영 방향이나 집행부가 있고, 각각 이해관계도 달라 내부 갈등은 흔한 일"이라며 "다만 외부 요인에 내홍까지 겹치면 사업이 지연되거나 좌초될 수 있어 빠른 갈등 봉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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