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역전세 1만건 육박…두 달 새 곱절로 늘어

강동구 1000건 넘어 최다…송파도 900건 '훌쩍'
강남·양천·강서·서초·동작 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3.4.2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세 시세가 기존 계약 보증금보다 낮아진 역(逆)전세 발생 건수가 1000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초만 해도 5000건을 조금 넘겼는데, 두 달 새 곱절로 급증한 것이다.

24일 아파트 실거래가 정보제공업체 '호갱노노'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전세 시세와 기존 전세금 역전 현상 발생 건수는 9398건으로, 지난 2월 초 집계된 5346건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역전세가 발생하면 집주인이 신규 세입자를 구해도 기존 세입자에게 돌려줄 보증금이 부족할 수 있고, 이전 세입자는 제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이사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서울 지역에서 역전세 사례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은 강동구가 1043건으로 가장 많았다. 두 달 전 역전세 최다 발생 지역이었던 송파구가 934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강남구 659건 △양천 572 △강서 567 △서초 551 △동작 548 △성북 481 △노원 466 △성동 409 △마포 366 △영등포 327 △구로 325건 등 순이다.

전국적으로는 경기도가 1만5846건으로 가장 많았는데, 경기의 경우 두 달 전 1만554건에서 292건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세 번째로 역전세가 많이 발생한 지역인 인천은 3745건으로, 2월 2504건에서 1241건 늘었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를 통틀어 전국 집값이 가장 높게 상승했던 2021년 9월~2022년 7월 거래된 전세 계약 만기가 도래하는 시점 역전세난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주택전세가격 종합지수는 작년 7월 101.0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 이달 92.4까지 내려왔다. 같은 기간 주택매매가격 종합지수는 100.9에서 94.3으로 떨어졌다.

지금처럼 전세가 하락 추세와 함께 매매가 내림세가 더욱 가팔라질 땐 기존 전세보증금이 아예 매매가격을 넘어서는 '깡통전세'도 속출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 '임대차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서울 지역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의 경우 이미 강북(85.4%)·강서(85.1)·강동(83.5) 등 순으로 서울 10개구에서 80%를 넘겨 우려가 가중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 보증금 반환보증을 통해 계약 만기 후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먼저 지급한 뒤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임차인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

다만 현실에선 보증금 이체 내역 확인서 등 반환 조건이 까다로워 제때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HUG의 대위변제액은 이미 지난해 9000억원을 넘겼으며, 역전세 대란에 따라 올해는 액수가 2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ab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