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교회 이번엔 장위8구역 사우나건물 매입 시도…탄원서 낸 주민들

16일 토지거래허가 신청...내주 성사 여부 결론 날 듯
주민들 "막대한 보상금 우려"…탄원서 2500여장 제출

사진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모습. 2021.8.20/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 측이 공공재개발을 추진 중인 서울 성북구 장위8구역 내 사우나 건물 매입을 시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사랑제일교회 측은 보상금을 놓고 장위10구역 조합과 갈등을 빚었는데, 8구역에서도 비슷하게 막대한 보상금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사랑제일교회 측은 지난 16일 장위8구역 내 한 사우나 건물 및 주차장 등에 대해 성북구청에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했다. 구청은 신청 접수 후 15일 이내 결과를 발표해야 해 다음주쯤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토지거래허가제는 일정 면적 이상의 토지를 거래할 때 사전에 관할지역 시장, 군수 또는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만 땅을 사고 팔 수 있는 제도다. 공공 재개발 사업 등으로 부동산 과열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투기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 2년 실거주 목적으로만 매매가 허가된다.

장위8구역은 지난 2021년3월29일 공공재개발 2차 후보지로 선정된 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허가 신청 소식이 장위8구역 주민들에게 알려지자, 장위8구역 재개발준비위원회는 곧바로 호소문과 함께 탄원서를 요청하고 있다. 앞서 장위10구역에 있는 사랑제일교회가 교회 철거를 반대하며 조합과 철거 보상금을 놓고 갈등을 빚었는데, 장위8구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시 장위10구역 조합은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의 감정평가에 따라 약 82억원과 종교 부지 보상금을 지급하려 했으나 사랑제일교회 측이 이를 거부하며 563억원을 요구했고, 조합은 명도 소송을 제기해 모두 승소했음에도 사랑제일교회 측은 끝내 이를 거부했다.

이에 조합은 사랑제일교회 구역을 빼고 재개발을 추진하려 했으나, 교회가 10구역 한가운데 있고 인허가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하는 등 사업 지연 등을 이유로 지난해 9월 총회에서 보상금 500억원(공탁금 85억원 포함) 지급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후 이주합의서까지 작성했으나, 사랑제일교회 측은 4월 이주 조건으로 아파트 두 채를 추가 요구하며 또 다른 갈등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장위8구역 재개발준비위는 현재까지 약 2500장의 탄원서를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 탄원서를 모아 오는 24일 성북구청에 일괄 제출할 예정이다.

재개발준비위는 탄원서에 "토지거래허가 불허를 강력히 요청한다"며 "장위8구역은 재개발사업 예정지로 수년 내 이주·철거가 시행될 예정인데, 그런데도 건물을 매입하려는 것은 종교부지의 대토용지뿐만 아니라 막대한 보상비를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사업 추진의 지연과 동시에 고스란히 주민들의 추가분담금을 상승시켜 주민에게 피해로 다가올 것이며 공공의 이익을 심각히 침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랑제일교회 측이 매입하려는 사우나 건물은 도시계획도로시설사업이 예정된 곳이다. 이에 장위8구역 재개발준비위의 우려대로 교회가 이른바 '알박기'에 나설 경우 8구역뿐만 아니라, 1구역, 4구역, 6구역 사업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d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