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마곡서도 SH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나온다…은평·서초도 '물망'(종합)

고덕강일3단지 '반값아파트' 사전청약 '흥행' 힘입어…2년간 최대 9000채 계획

21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 대회의실에서 열린 마곡지구 9단지 분양원가 공개 설명회에 소개된 마곡지구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예정지 위치도(SH 제공 발표자료 발췌).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올해 5월 마곡에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달 실시한 고덕강일3단지 사전예약이 평균 33대 1의 경쟁률로 마감하면서 '흥행'했다고 평가, 올해와 내년 사이 최대 9000채 정도를 추가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김헌동 SH 사장은 21일 본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강서구 마곡지구에 예정한 추가 분양 계획 관련해 이같이 설명했다. 기존 분양한 서울 9호선 신방화역과 마곡나루역 인근 단지 뒤편 택시차고지와, 5호선 송정·마곡역 사이 10-2단지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 예정지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이 건설해 건물만 분양하고 토지는 일정 기간 임대료를 받고 빌려주는 형태로, 분양 가격에서 지가가 빠지기 때문에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추가 사전청약 시기와 관련, 김 사장은 "한번에 다는 못하고 둘로 나눠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분양가에 대해선 "고덕강일3단지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앞서 고덕강일3단지의 본청약 시점 추정가격은 약 3억5500만원, 임대료는 월 40만원(추정)으로 책정된 바 있다. 이 청약 사전예약 400가구 모집에 1만3262명이 신청한 건 나름 흥행한 것이란 게 SH 내부의 평가다.

김 사장은 "'3억5000만원 정도면 집값이 떨어져봐야 얼마나 더 떨어지겠냐' 이런 판단을 시민 스스로 하신 것"이라고 호평 배경을 설명했다. 또 "최종 청약 결정도 앞으로 2년 6개월 후 공사 다 끝나고 해도 되고, 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언제든 예약을 취소해도 손해가 없다. 2년 반 후의 물가상승도 반영된 가격"이라고 강조했다.

SH는 마곡 외에도 서울 여러 지역에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추가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은평구와 서초구 등 여러 지역을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 사장은 "국토교통부 및 서울시와 논의를 하고 있고, 일단 확보된 택지로 구체화된 건 금년과 내년 합쳐서 지금 8000~9000채 정도 된다"고 부연했다.

시세보다 저렴한 '반값 아파트' 외에,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언급한 청년원가주택을 확대하려는 포부도 있다.

김 사장은 "국토부와 (분양가의) 80% 대출까지 논의하고 있다"며 "확정된다면 앞으로 1억 정도만 가지면 누구나 SH가 분양하는 서울 아파트 입주가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동 서울주택공사(SH공사) 사장이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서울주택도시공사에서 '내곡지구 사업결과 평가'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2.9.2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 국평 아파트 분양원가, 3억5000만원이면 충분"

이날 설명회는 SH가 2020년 2월 분양한 마곡9단지 분양원가를 공개하기 위해 열린 것이다. SH에 따르면 총 962가구가 공급된 마곡9단지 분양원가는 평(3.3㎡)당 1291만3000원이다.

분양원가는 건물값(도급공사비, 지급자재비, 설계비, 기타 직접 공사비 등 61개 항목)과 토짓값(조성비, 용지비, 용지부담금, 인건비 등 10개 항목)을 합친 것으로, 분양가격에서 원가를 빼면 SH가 실제 가져간 분양수익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마곡9단지는 전용 59㎡(433가구) 분양원가가 한 채당 3억3600만원으로, 실제 분양은 5억800만원에 이뤄져 34%의 수익률을 보였다. 건물값 2억1000만원, 토짓값 1억3500만원, 이익금액 1억7200만원이었다.

전용 84㎡(529가구)는 한 채당 4억7300만원이 분양원가(건물값 2억8200만원, 토지값 1억9100만원)로, 실제 6억7500만원에 분양돼 2억200만원의 이익을 올려 29.9% 수익률을 보였다.

김 사장은 "이렇게 해서 평당 540만원 정도의 이익을 남겨 우리 공사가 보유한 임대주택 유지운영 등에 사용했다"고 했다.

특히 "송파구 오금1단지, 강남구 세곡지구, 서초구 내곡지구, 강서구 마곡지구 등 어디에다 지어도 25평짜리는 (건설비용이) 2억원이 안 된다"는 게 김 사장이 설명회 내내 강조한 부분이다.

SH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경기도시공사보다 먼저 분양원가 공개에 나선 만큼, 투명한 기준점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최근 건설사들이 건설물가 상승을 호소하며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조합과 공사비 갈등을 벌이거나 분양가를 올리는 것과 관련, SH가 직접 공사비 검증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SH보다 더 좋은 자재를 썼다든지, 특별한 이유가 있다든지 여러 가지가 (원가에) 참고돼야 되겠지만, 지금 대부분의 건설사와 공기업이 스스로 분양원가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SH가 공개한 분양원가는 시민들이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살 때 잣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시장께서 임대주택도 성냥갑 아파트처럼 짓지 말고 100년 이상 사용 가능하고 판매용 분양 주택과 똑같이 지으라고 했다"면서 "서울형 건축비와 자재, 스탠더드(표준)를 만들어 KS보다 더 좋은 품질의 자재를 사용하게 하고 더 좋은 공법을 적용하게 해 자재제조업체와 건설업체가 끊임없이 기술을 개발하고 경쟁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했다.

건설노조 불법노동 논란과 관련해서도 SH 발주 현장에서는 직접시공과 적정임금 직불제를 의무화하는 등 제도 개선 작업도 하고 있다고 김 사장은 전했다.

한편 SH는 누리집에 '사이버주택 전시관'을 운영, 분양원가 외에도 SH의 123개 사업지구 정보와 평형별 대표적인 5개 평면, 김 사장이 야심작으로 밝힌 '100년 가는 튼튼한' 백년주택 관련 정보를 지속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sab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