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9억원 아파트, 1순위도 대규모 미달…구리·부산 일부 2순위行

"전매차익 기대 사라진 분양시장, 양극화 심해질 것"

21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건설현장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2023.2.2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이번주 나란히 개시한 경기, 부산, 광주 3곳 아파트 분양 성적표는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다는 평가다. 경기와 부산은 상대적으로 흥행했지만, 광주는 특별공급 지원 '제로(0)'에 이어 1순위도 대규모 미달됐다. 아파트 가격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타면서 전매차익 기대가 사라진 데 따라, 향후 분양시장 양극화는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일제히 일반공급 물량 1순위 청약 접수를 받은 △경기 구리역롯데캐슬시그니처 △부산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린 △광주 상무역골드클래스는 각각 7.25대 1, 11.48대 1, 대규모 미달(191가구 모집 중 11건 접수)로 마감했다.

경기 구리롯데캐슬시그니처의 경우 82㎡B형을 제외한 전 평형에서 청약 접수가 종료됐다. 82㎡B형도 예비입주자선정 가구 수에 미달해 2순위 접수를 하고 있지만 이미 1순위 해당건설지역 거주자 우선공급 순위내 경쟁률만 2.15에 달해 상대적으로 흥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산 에코델타시티푸르지오린은 93㎡와 95㎡만 2순위 청약을 접수 중이다. 가장 인기가 좋았던 103㎡는 34가구 공급에 해당지역 1순위 청약만 815건 접수돼 23.97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84㎡A형도 138가구에 해당지역 1순위 경쟁만 3018건으로 21.87대 1을 기록했다.

반면 광주 상무역골드클래스는 111㎡형 48가구에 1순위 청약이 불과 3건 접수되는 데 그쳤다. 119㎡형 143가구에도 8건이 접수돼 미분양이 확실시되고 있다. 광주 상무역골드클래스는 특히 후분양으로 지어져 입주가 얼마 남지 않은 터라 할인분양이 불가피해 보인다.

물론 이들 3건의 분양 성적을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 광주 상무역골드클래스의 경우 일반공급 분양가가 133㎡ 9억1100만원~143㎡ 9억5500만원으로 책정돼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다. 구리 롯데캐슬은 34㎡ 2억9500만원~101㎡ 9억7900만원, 부산 에코델타시티푸르지오린은 84㎡ 5억2070만원~110㎡ 6억7550만원 수준이다.

광주 서구 A 공인중개사는 "상무역골드클래스는 세대수가 좀 적지만(191세대), 위치도 좋고 잘 지어졌다고 들었다"며 "지금 아파트 경기가 워낙 좋지 않고 분양시장이 안 좋아서 그런(미달된) 것 같다"고 봤고, B 공인중개사는 "아파트 가격이 최고치를 찍은 분위기라 분양가가 현재 시세 대비 좀 센 편이지만, 요즘 시국이 좋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C 공인중개사는 "후분양이라 바로 입주해야 하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결국은 달라진 분양시장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 시세가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타면서 입지나 분양가에 따라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시장 주요 지표로 작년 1월에 비해 올 1월 청약통장 가입자가 60만 명 정도 빠졌다"며 "전국적으로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을 살펴봐도 지난해 6.5대 1에서 올해 3.5대 1로 절반으로 줄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 전매 차익 기대 심리가 줄어 청약열기도 저조해지면서 앞으론 되는 곳만 되는 양극화가 심해지는 패턴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구리 롯데캐슬시그니처와 부산 에코델타시티푸르지오린은 이날 2순위 청약을 마친 뒤 오는 28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광주 상무역골드클래스도 이날 2순위 청약을 마감하고 28일 당첨자를 발표하지만, 대규모 미달 사태에 이른바 '줍줍' 무순위 할인을 진행해 입주자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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