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집값에 원가율 악화까지…대형건설사, 4Q 실적 전망 암울
현대·GS·DL·대우, 4Q 매출 늘어도 영업이익 줄어 '수익성 ↓'
원자잿값 고공 행진 계속…"'미분양 증가' 올해 이익 개선세 힘들다"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주택시장 침체와 원가 상승 등 여파로 건설업계의 실적 전망이 어둡다. 매출은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0% 안팎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부진한 실적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건설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등에 따르면 이날 현대건설을 시작으로 GS건설, DL이앤씨, 대우건설 등 주요 상장 대형건설사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상장 대형건설사 가운데 18일 기준 지난해 4분기 실적 등이 집계된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대우건설의 지난해 4분기 매출 추정치는 13조8740억원이다. 1년 전인 2021년 4분기 실적(12조4412억원)과 비교하면 11.5%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후퇴할 것으로 추정됐다. 4개사(社)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223억원으로 1년 전 8579억원보다 27.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별 차이는 있지만, 네 곳 모두 영업이익 악화가 전망된다.
실적 발표를 가장 먼저한 현대건설은 지난해 4분기 매출 5조6565억원 영업이익 1625억원으로 추정된다. 2021년 4분기보다 매출은 9.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5.1%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 부진이 이어져 현대건설 실적을 끌어내릴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지난해 4분기 매출 추정치는 3조77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5% 증가, 매출 3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695억원에서 37.1% 감소한 1212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예상 대비 적은 실행원가율 개선 효과 등으로 주택 부문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했다"면서 "원가 부담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DL이앤씨는 4개 건설사 가운데 영업이익 하락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다. 1년 전 기록한 '어닝 서프라이즈'의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DL이앤씨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2조3008억원, 1484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4.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4.9% 하락한 수준이다.
대우건설이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 매출 2조8388억원 영업이익 1902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은 16.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9% 감소해 나 홀로 '한 자릿수'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건설업계의 실적 악화 배경으로 원가율 상승을 꼽았다. 건설사 실적 버팀목이 됐던 주택 부문 경기 침체와 원가율 상승 등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택과 대형 해외 현장의 실적 기여 확대로 매출은 증가했으나, 건축·주택 부문의 높아진 원가율 레벨 지속과 4분기 계절적 비용 반영으로 이익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실적 부진이 2023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 수주는 감소하고, 높은 원자재 가격 유지로 이익 개선세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 기대를 모으는 해외건설 역시 당장 실적에 큰 보탬이 되기 힘들다고 봤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높은 원자재 가격으로 비용 부담은 지속할 전망"이라며 "추가적인 금리 상승으로 건설사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고, 미분양 주택 증가와 경기 불안으로 금융 시장의 자금경색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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