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파업 참여율 17.7% ‘뚝’…8일 철강·석유화학 업무개시명령 확대(종합2보)

8일 오전 임시국무회의서 결정…정유 분야는 제외
'참여율 17.7%' 파업동력 약화 속 장기화 전망

6일 오전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북 포항시 남구 철강관리공단 주요 도로에는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의 차량이 주차돼 있다.2022.12.6/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김도엽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 사태가 14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철강·석유화학 분야에 대한 추가 운송개시명령(업무개시명령)을 예고했다.

발동 여부는 8일 임시 국무회의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추가 명령이 결정되면 발동 대상은 11월 말 시멘트 분야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8일 임시국무회의 추가 명령 상정…정유 분야 미포함

정부는 8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철강·석유화학 분야에 대한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안건으로 상정해 심의할 예정이다. 화물연대 총파업과 관련한 관계부처는 이날 오후 관계장관회의에서 산업별 피해 상황 등을 점검한 결과 이 같이 결론지었다.

앞서 추가 업무개시명령 대상으로 거론됐던 정유 분야는 이번에 포함되지 않는다.

추가 명령이 발동되면 조사 대상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추가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되면 실무인력을 증원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진환 국토부 물류정책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화물연대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발동 시 대상은) 철강 쪽에서 5900명 정도"라며 "(석유화학을 포함하면) 6000명을 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발동 대상은 추가 검토를 거치는 만큼 달라질 수 있다. 지난 11월29일 발동된 시멘트 분야 업무개시명령 발동 대상은 2500여명이었다.

앞서 정부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정유·철강 분야에 대한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으나, 당일 국무회의에는 이와 관련한 안건이 상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7일 화물 수송 업무에 복귀한 기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찾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현장에서 "화물수송 정상화를 앞당기기 위해 업무개시명령 발동이 필요하다"며 임시 국무회의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가 시멘트에 이어서 정유·철강 분야에 대한 추가 운송개시명령(업무개시명령) 발동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5일 오후 경기 수원시의 한 건설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12.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시멘트·레미콘·컨테이너 회복세…타이어업계는 비상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시멘트 운송량은 18만톤으로, 평년 동월(18만8000톤) 대비 96%까지 늘어나며 평년 수준을 회복했다. 시멘트 운송량 증가에 따라 레미콘은 이날 35만7000㎥ 생산됐다. 이는 평년(50만3000㎥) 대비 71% 수준으로 생산량이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전국 12개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같은 시간 기준 평시 대비 115%를 기록했다. 반출입량이 가장 많은 부산항은 평시 대비 117%까지 올랐다. 화물연대 비노조원의 참여율이 높아 반출입량이 저조했던 광양항에서도 평시 대비 114%까지 반출입량이 회복됐다.

다만 컨테이너 반출입량 회복은 해상운송이나 근거리용 환적 비중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육상 운송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타이어업계는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운송 거부로 출하량이 평시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지며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상황이 심각한 금호타이어의 출하량은 평소와 비교해 10%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호타이어는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타이어 생산량을 평상시 대비 약 70%로 줄이는 감산 조치도 시행한 상태다.

한국타이어의 상황도 비슷하다. 아직 감산 조치는 없지만 출하량은 평소 대비 40~50%에 불과하다. 넥센타이어도 경남 양산공장과 창녕공장에선 각각 하루 평균 5만개, 3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해 대부분 출하해왔으나 화물연대 파업으로 현재 50% 수준만을 출하하고 있다.

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집회에서 노조원들이 화물차 번호판을 목에 걸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규탄하며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2022.12.7/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14일째 참여율 17.7%…동력 약화 불구 장기화 전망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화물연대 총파업 참가인원은 전체 조합원(2만2000여명) 중 3900여명(17.7%) 수준이다.

총파업 첫날 9600명(43%)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로, 전날 같은 시간을 기준으로 집계된 4400여명(20%)보다 줄었다.

참여율이 줄어들며 총파업 동력은 약화되고 있지만, 노정 대화가 중단된 상황에서 정부의 강경 대응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총파업이 역대 최장기간을 넘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화물연대의 역대 최장 파업 기간은 출범 이듬해였던 지난 2003년이다. 당시 화물연대는 5월 1차 파업에서 14일, 8월 2차 파업에서 16일 동안 총파업을 진행했다.

soho090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