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시멘트·사료까지…5일차 화물연대 파업에 '셧다운' 본격화
8개 건설사 건설현장 56% 중단…철강 주말 출하량 '반토막'
어명소 2차관 업계 현장 점검…원희룡 장관과 투트랙 전략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화물연대 파업이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 주말을 지나며 산업계의 피해가 본격화하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기준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7587TEU(1TEU는 20ft짜리 컨테이너 1대)로, 평시(10월 기준 3만6655TEU)의 21% 수준에 그쳤다. 이는 총파업 첫날인 24일 평시 대비 40% 수준에서 급감한 수치다.
컨테이너 반출입량의 감소는 수출입 및 환적화물에 영향을 미친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태 장기화 시 외국 선사들이 국내 항만 기항을 기피하는 등 항만 신인도 저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광양, 평택·당진, 울산항 등 일부 항만은 컨테이너 반출입이 거의 없는 상태다.
업계별로 시멘트는 출고량이 평시 대비 2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국내 대형 건설사 8곳의 전국 459개 현장 중 56%에 해당하는 259개 현장은 이미 25일부터 레미콘 타설을 중단했다. 레미콘 업계는 29일부터 전국적으로 생산이 중단되며 대부분 건설현장이 멈출 것으로 보고있다.
전국 건설현장이 멈출 시 마감재, 전기, 기계 등 타 산업 업종에도 피해가 연쇄적으로 확산할 수 있다.
정유업계 역시 비상이다. 4대 정유사(SK, GS, S-OIL, 현대오일뱅크)의 기름을 실어나르는 탱크로리(유조차) 기사 중 70~80%가 화물연대 조합원으로, 장기화 시 주유소 휘발유·경유 등 공급 차질이 생긴다.
철강업계도 화물차를 이용한 출하는 긴급 물량을 제외하고 전면 중단된 상황으로 철도· 해상운송(10% 미만)만 진행 중이다. 27일 기준 주말 일평균 출하량은 평소의 47.8%인 2만2000톤에 그쳤다. 철강을 원재료로 하는 자동차, 건설, 조선 등을 비롯해 대부분의 국내 제조업 전반에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어명소 국토부 2차관도 전날 현대제철 현장을 방문해 "현재 철강업계는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로 철도·해상 운송만 진행하고 있어 11월 출하계획 중 47%의 물량만 출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에 필요한 사료 공급에 지장이 생기면 전국 축산업계의 피해도 예상된다. 어 차관은 "사료는 우리 경제의 기초인 농업에 필수불가결한 품목"이라며 "사료 공급에 차질을 일으킬 경우 전국의 축산농가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국가 경제 전반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어 차관은 충북 단양의 한일시멘트 공장, 전북 군산항 5·6부두의 사료창고 현장, 충남 당진 현대제철 제철소를 연이어 방문해 산업계 피해 현황을 살피고 있다. 업무개시명령 등 강경대응을 주도하는 원희룡 장관과 업계 고충을 살피는 어 차관이 투트랙으로 접근하는 모양새다.
다만 정부는 이날 오전 육상화물운송분야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으며 윤석열 대통령이 업무개시명령을 29일 예정된 국무회의에 상정할 뜻을 밝혔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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