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나흘째 참여율 18%…시멘트·정유·철강·건설업 피해 사정권(종합)
전국 12개 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 평시 대비 7.6% 그쳐
"광양, 평택·당진, 울산항 등 컨테이너 반출입 거의 없어"
- 김진 기자, 백승철 기자, 이철 기자,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김진 백승철 이철 원태성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 나흘째인 27일 오후 조합원 참여율이 18.2%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총파업 참여율은 전체 조합원(2만2000여명 추정) 가운데 4000여명이 전국 13개 지역 124개소에서 분산 대기 중이다.
집회인원은 첫날 대비 5600명 감소했다. 참여율도 이날 오전 19.5% 대비 낮아졌다. 전날 오전 24.5%, 오후 22.7%에 비해서도 줄어든 수치다.
전국 12개 항만에서는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수출입 및 환적화물 처리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집계된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2788TEU(1TEU는 20ft짜리 컨테이너 1대)로, 평시(10월 기준 3만6655TEU)의 7.6% 수준에 그쳤다.
이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6208TEU(평시 대비 17%)보다 절반가량 줄어든 규모다.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장치율은 62.4%로 평시(10월 기준 64.5%)와 비슷한 수준이다. 일부 주요 항만에서 적체된 컨테이너를 선박으로 옮겨 해상 운송을 하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사태 장기화 시 외국 선사들이 국내 항만 기항을 기피하는 등 항만 신인도 저하가 우려되며 장기화 시 장치율 상승으로 항만 운영이 마비되는 상황도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광양, 평택·당진, 울산항 등 일부 항만은 컨테이너 반출입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시멘트의 경우 출고량이 평시 대비 20%에 그쳐 타격을 입는 건설현장이 발생하고 있다. 레미콘업계는 오는 29일부터 전국적으로 생산이 중단돼 전국 대부분 건설현장 공사가 중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철강, 마감재, 전기, 기계 등 타 산업 업종까지 피해가 연쇄적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
4대 정유사(SK·GS·S-OIL·현대오일뱅크) 차량 중 70~80%가 화물연대 조합원인 만큼 총파업 장기화 시 주유소 휘발유·경유 등 공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국토부는 "사전 수송으로 이번주 초까지는 감내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그 이상 지속 시 도시 지역 중심으로 공급차질이 발생해 국민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에서는 긴급 물량을 제외하고 화물차를 이용한 출하가 전면 중단됐다. 철강을 원재료로 하는 자동차, 건설, 조선 등을 비롯한 국내 제조업 전반에 영향이 우려된다.
이번주 초부터 산업별 피해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 부처도 대응에 나섰다.
물량 부족에 대비 중인 정유업계와 관련해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은 이날 "재고가 부족한 주유소는 탱크로리를 우선배차 하는 등 파업으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후 조승환 장관 주재로 비상수송대책 점검회의를 열고 항만당국 지원 사항을 점검했다.
또 총파업에 불참하는 차주들의 차량이 화물연대의 방해로 피해를 이블 경우 수리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차량에 피해가 발생한 차주는 인근 경찰서에 신고한 후 수리센터에서 수리하고 항만공사에 비용을 청구하면 지급받을 수 있다.
경찰청은 총파업 사태와 관련해 화물연대 조합원 8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2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화물연대와 공식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 완전 폐지 및 전 품목 적용 확대를, 국토부는 일몰제 3년 연장 및 품목 확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날 교섭은 29일 국무회의를 하루 앞두고 진행돼 이목이 집중된다. 앞서 대통령실은 29일 국무회의에 업무개시명령(운송개시명령) 안건을 상정할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산업계의 피해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해 발동 요건을 충족하는지 검토해야 하는 만큼 시기적으로 특정 날짜를 말하기 어렵다"며 시기 조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번주 예정된 서울 지하철 및 철도 총파업과 관련해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우선 오는 30일부터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총파업에 돌입하고, 공공운수노조 산하 철도노조도 내달 2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해 부산역에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보고를 받고 "아무런 근거없는 민영화를 내세워 국민안전과 이동권을 볼모로 잡고 자행하는 파업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주요 기관장 회의를 열고 "파업을 계획하고 있는 철도·지하철 노조도 교섭 과정에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갈 것을 우선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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