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0명 청년에게 물었습니다. "출퇴근·통학길, 왜 힘든가요?"[청년이 바꾼다-교통]①

2030 "버스·지하철 주로 이용"…혼잡도·배차간격 주된 문제 거론
청년재단-뉴스1 공동기획 설문조사

편집자주 ...20·30세대는 우리 사회의 건전한 주축이자 새로운 에너지의 원동력입니다. 청년재단과 은 청년들이 제시하는 사회의 문제점과 정책 제언을 정부에 전달하고자 합니다. 청년의 하루가 시작되는 교통에서부터 시작합니다. 2030의 다채로운 아이디어가 더욱 살기 좋은 세상을 이끄는데 큰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7일 오전 서울 신도림역 환승 구간에서 역 직원들이 시민들에게 안전 동선을 안내하고 있다. 2022.1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독자님들 하루의 시작은 어떤가요? 저는 매일 아침 만원버스에 몸을 겨우 욱여넣고, 콩나물 시루 같은 지하철로 옮겨 타 회사로 향합니다. 가끔 버스나 지하철을 놓치면 지각할까 봐 전속력으로 달리기도 하고요. 지친 채로 회사에 도착하면, 한 시간 전 대중교통에서부터 회사 일을 시작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청년층 10명 중 7명은 버스길 '출퇴근'…"대중교통 가장 민감한 세대"

저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닌가 봅니다. 청년재단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거든요. 청년재단은 청년들에게 필요한 교통 정책을 이끌어내기 위해 지난 10월 26~30일 20·30대 청년 3711명을 대상으로 대중교통 관련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요. 아침저녁으로 대중교통을 타며 느꼈던 청년들의 고충들이 상세히 담겼습니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직장인, 대학생, 구직 혹은 시험 준비생 청년 대부분이 출퇴근·통학을 위해 주로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한다고 답했습니다. 2개 복수 응답을 받았는데요. 버스가 68.9%, 지하철이 58%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다음은 △도보(23.9%) △자가(16.7%) △택시(7%) △공유PM(4.4%) 순이었습니다.

출퇴근, 통학길에 택시를 타는 사람도 있느냐고요? 다음 질문과 연관 지어 보면 '그렇구나!' 하실 겁니다. 청년재단이 출퇴근 대중교통 이용 시 가장 불편한 점(2개 복수 응답)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했는데, 내부 혼잡(57.4%)과 넓은 배차 간격(54%) 응답 비율이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버스나 지하철을 '안' 타는 것이 아닌 '못' 타는 것일 수도 있단 얘깁니다.

먼저 배차 간격 얘길 해볼까요. 수도권은 그나마 낫지만, 비수도권은 배차 간격 문제가 더 심합니다. 수도권은 배차간격 문제가 대중교통 이용 시 불편함 2위였지만, 비수도권에선 63.7%로 1위였거든요. 설문 참여자 중 한 분은 "출퇴근 시간에 사람이 워낙 많고, 버스를 놓쳐 택시를 타는 일이 부지기수"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수도권 청년 10명 중 8명 "'지하철 혼잡' 가장 버겁다"

수도권 거주자 84%는 지하철 혼잡을 가장 큰 불편사항으로 꼽았습니다. SKT 유동인구 데이터 바탕 지하철 혼잡도(8월1일~10월31일, 수요일 기준)를 살펴보면, 퇴근시간 구로역~구일역 혼잡도는 252%, 지하철 한 칸에 403명이 탄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이태원 참사 당시와 비슷한 밀집도라고 하니, 불편함을 넘어 안전 문제로 번질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됩니다.

지하철 혼잡과 대중교통 배차 간격 문제 외에도 수도권 광역버스 입석문제(13.6%)도 주요 문제 중 하나로 거론됐는데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광역버스 노선 확대(38.2%) △중간 정류소 출발 등 노선 다양화(30.9%) △2층 전기 버스 도입(24.4%) △광역버스 좌석 예약제 도입(6.5%)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정부도 손놓고 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어제 회의를 열고 광역버스 혼잡 해소를 위한 인파 관리, 입석 대책 등을 검토했습니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출퇴근 지하철 과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코레일은 수도권 전철 과밀 대책 현장점검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원희룡 장관 말처럼, 일하고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인생의 4분의 1이 이동하는 데 쓰입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청년들의 시간은 더욱 고단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정부가 청년들의 고충을 귀담아듣고 세심한 대책을 마련해 준다면, 이들의 아침저녁이 조금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