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 3500만·강동 4000만원 ‘뚝뚝’…'빅스텝'에 집값 더 떨어지나

서울 집값 19주째 하락…9년10개월來 최대 낙폭
규제 완화에도 수요 위축 계속…"주담대 연 6~7% 수준까지"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2.9.29/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매수심리 위축에 거래가뭄이 깊어지고, 집값 내림세도 계속되고 있다. 다음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따라 부동산 시장이 더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20% 하락하며 22주째 내림세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은 지난주(-0.19%)보다 낙폭이 커진 -0.20%로 집계됐다.

내림세는 5월 마지막주부터 시작돼 19주째 이어졌고 낙폭은 9주째 확대했다. 이번주 하락폭은 2012년 12월 첫째주(-0.21%) 조사 이후 약 9년10개월 만에 가장 크다.

추가 금리인상 우려로 관망세가 짙어지고 매물 적체 현상이 가중되는 가운데 집값이 계속해서 하향 조정되고, 급매물 중심의 간헐적 거래가 나타나면서 하락폭이 늘었다.

강북권에서는 도봉구(-0.37%), 노원구(-0.36%), 서대문구(-0.28%), 은평구(-0.28%)의 하락폭이, 강남 지역에서는 송파구(-0.27%), 강서구(-0.23%), 금천구(-0.22%)의 내림폭이 도드라졌다.

부동산R114 조사에서도 서울 아파트값은 0.06% 하락하며 전주 대비 낙폭이 더 커지는 등 '우하향 추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적으로 강서구는 등촌동 등촌동아이파크, 주공5단지, 가양동 가양6·9단지, 강변 등이 500만~3500만원 하락했다.

서대문구는 북아현동 e편한세상신촌, 신촌푸르지오, 현저동 독립문극동 등이 1000만~3000만원 떨어졌고 강동구는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암사동 한솔솔파크더리버 등이 2000만~4000만원 하락했다.

매수심리도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7.7을 기록하며 약 3년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지난주 세종을 제외한 지방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됐지만, 서울과 수도권은 경기도 외곽 몇 곳만 제한적으로 규제지역에서 빠지면서 수요위축 상황이 바뀌지 못하고 있다.

매수세 위축에 따라 거래량도 급감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지난 7월 642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8월에도 672건에 그쳤다. 아직 신고기한이 3주가량 남은 9월 아파트 거래량은 현재까지 367건이다.

특히 집값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금리 인상이 더 이어질 예정이라 약세 국면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3차례 연속으로 단행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도 당분간 불가피한데, 금융권은 한은이 오는 12일 기준금리를 0.50%p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시중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6~7% 수준까지 높아질 전망"이라며 "현재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가 시행 중이라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경우 차주의 대출 한도는 더 축소된다"고 설명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현 주택 가격 수준을 감당할 수 있는 수요층들이 그만큼 이탈한다는 의미라 위축된 내 집 마련 수요가 쉽게 살아나지 못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par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