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는 우회, 창동은 지하?…지역민원에 GTX-C '시끌시끌'
국토부 "협상안 얘기 어려워…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전문가 "국토부가 중심 잡고 원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이 은마아파트를 우회하는 노선안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가운데 창동역~도봉산역 구간에도 관심이 높아진다. 노선 변경으로 이어질 시 자칫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국토부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제출한 은마아파트 우회 노선 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협상에서 논의할 제출안에 대해서는 얘기하기 어렵다"면서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GTX-C 노선은 양주시 덕정역부터 수원역 약 74.8㎞를 잇는 철도건설사업이다. 원안대로라면 지하 40~60m 깊이를 파서 철로를 내는 대심도 방식을 활용해 삼성역~양재역 구간이 은마아파트 아래로 지나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안전문제를 우려한 지역 주민들의 저항에 부딪혔다. 주민들은 은마아파트가 지난 1970년에 지어졌고 과거 부지가 늪지대였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이번 제출된 안은 노선이 은마아파트 인근 소규모 아파트 단지의 정원 밑을 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에서 요구한 '주거지역 통과 최소화' 원칙을 반영한 셈이다.
문제는 C노선의 지역문제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같은 노선 창동역~도봉산역 구간의 쟁점은 '지하화'다.
당초 국토부가 고시한 기본계획에서는 해당 구간을 지하화로 표기했으나 민간투자시설사업 기본계획(RFP) 고시에서 지상화로 바뀌었다.
이를 두고 지하화를 요구하는 지역과 민자사업자가 노선을 변경하는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국토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도봉구 지역주민들은 1월에 감사원 공익감사를 청구한 상태로 감사가 진행 중이다. 이어 국토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민자 적격성 검토를 의뢰했다. 결과에 따라 이후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적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이후 △기본계획 용역(1년) △민자적격성 심사 후 RFP 작성·고시(3개월) △우선협상대상자 지정(6개월) △사업시행자 지정 및 실시협약 체결 후 설계(1~2년)의 행정 절차를 거친다.
국토부 관계자는 감사 및 적격성 검토에 대해 "아직 검토가 진행 중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다만 민원에 따라 노선이 변경된다면 향후 GTX 사업과정에서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국토부에서 중심을 잡고 민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은마아파트는 지상권을 건들지 않기 위해 대심도로 간 것인데 설득도 못하고 우회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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