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 하향 안정화 '글쎄'…"월세화로 주거비 부담 증가"[추석집값]②

매매 절벽·입주 물량 증가 등이 맞물린 영향
전세가 하락…"연내 이어질 수 있어"vs"단기적 현상일 수도"

편집자주 ...美 기준금리 빅스텝 행보에 따른 국내 부동산시장의 변화가 가파르다. 여기에 정부의 공급정책이 맞물리면서 추석 이후 주택시장의 변수도 확대될 전망이다. 은 부동산 전문가 6인의 의견을 통해 향후 부동산시장을 전망하고, 정책적 제언은 물론, 주택 실수요층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신현우 기자 = 부동산경기침체 여파가 전세 시장에도 미치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전세가가 하락하는 한편 월세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경기 수원 영통구 등 입주 물량 영향을 받거나 매물이 적체된 곳의 전셋값 하락이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매매 절벽과 전세 물량 증가 등이 맞물린 영향으로 분석했다. 연내 전세가 하락이 유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일각에서는 일시적인 전셋값 하락으로 시장 안정화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세의 월세화로 주거비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은 공감했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대비 0.1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전세가는 지역별로 △수도권 –0.21% △서울 –0.11% △지방 –0.12%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 수원시 영통구 아파트 전세가는 전주보다 0.60%가, 인천 중구 아파트 전세가는 전주대비 0.46%가, 세종시 아파트 전세가는 전주보다 0.46%가 각각 내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가중으로 반전세·월세 선호 현상이 지속되면서 신규 전세 수요가 감소되고 있다”며 “매매가격 하락과 동반해 매물 가격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천의 경우 신규 입주물량 영향 등으로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경기 수원 영통구는 입주 물량 영향 있는 매탄동 위주로, 의정부시는 매물 적체 영향 지속되는 신곡·장암동 위주로 각각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전세가 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주택 거래가 되지 않으면서 매매 물건을 전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증가하고 있어 전국적으로 (올해 하반기) 전셋값 하락 폭은 상반기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상반기보다 하반기 아파트 입주가 많은데 연내 전세가 하락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입주물량이 증가하는 인천·대구·부산 등은 전세가격이 조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대표)는 “추석 이후 전셋값은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부동산 매매가가 상승해야만 전세가를 견인하게 되는데 집값이 오르지 않다보니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세가 하락은 단기적인 것으로 하락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가격은 한번 올라가면 잘 떨어지지 않는데 지금은 많이 올라 단기적으로 하락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매매가 안 될 경우 전월세 시장으로의 유입이 많아질 수 있어 전세가 하락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입주 물량이 많은 특정 지역에서 전세가 하락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소폭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추석 이후 전월세시장이 안정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주택 전세 가격은 매매가보다 조금 덜 내린다”며 “전세 가격 하락은 전국이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고 말하며 최근 매매가 급락 현상과 차이를 뒀다.

일각에서는 현재 전세 하향 안정화는 월세화에 따른 것으로, 온전히 세입자의 임대료 부담이 감소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대출 문제로 재계약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이사 수요 자체가 많이 줄어드는 모습인데 매매가와 함께 전세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의 월세화 진행 등으로 지표상 전세가가 하향 안정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월세가 오르면 임대료 자체가 통합적으로 하락한다고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함영진 랩장은 “빠른 월세화는 결국 가처분소득에서 나가야 하는 임대료 부담이 높아지는 것인데 어떻게 이를 낮춰줄지 고민해야 한다”며 “저렴한 임대주택 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