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엘·리·트' 국평 20억원대 무너지나…'뚝뚝' 떨어지는 송파 집값
트리지움 '연중 최저가' 20억8000만원 거래…"초급매에 호가 조정"
송파 낙폭, 올해 동남권서 가장 커…토허제에 매물 증가 여파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서울 송파구 아파트값이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일대 주요 단지로 꼽히는 '엘·리·트'(잠실엘스·리센츠·트리지움) 전용면적 84㎡ 실거래가가 20억대도 무너지기 직전이다. 부동산업계는 집값 하락기에 강남3구 낙폭이 더 컸다며 송파구 국민평형 아파트 20억원대 붕괴는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84㎡는 20억8000만원(18층)에 거래됐다. 직전 7월 2건의 거래보다도 2000만~5000만원 하락했으며, 이전 최고가 24억5000만원보다 4억원 가까이 떨어진 값이다.
이번 실거래는 올해 잠실 주요 단지 전용 84㎡ 최저가다. 3696가구 규모의 트리지움은 인근 잠실엘스(5678가구), 리센츠(5563가구)와 함께 '엘·리·트'로 불리며 일대 주요 단지로 꼽힌다. 잠실엘스와 리센츠 전용 84㎡ 올해 최저가는 22억5000만원이다.
부동산업계는 이번 거래로 호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봤다. 현재 일부 저층을 제외하면 일대 전용 84㎡ 호가는 21억원 이상이다. 19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으나 1층으로 인기 매물은 아니다.
잠실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23억원 (엘스) 매물이 초급매로 21억원에 팔렸다"라며 "지금 매수자 우위 시장인 만큼 호가보다 낮게 조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송파구는 현재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중에서도 유독 낙폭이 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 동남권 아파트값은 올해 0.08% 하락했다. 이 가운데 송파구 변동률은 -0.59%로 강동구(-0.53%)보다 낙폭이 컸다. 함께 강남3구로 묶이는 서초구와 강남구는 최근 하락세지만, 누적 변동률은 각각 0.63%, 0.12%로 아직은 상승 중이다.
송파구 하락의 주된 원인은 매물 증가로 풀이된다.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송파구 매물은 3998건이다. 지난해 말 2865건과 비교하면 39.5%(1133건) 증가했다. 서초구 매물 증가폭(1.5%)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잠실 일대가 계속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수요가 제한적"이라며 "보유세 부담 등으로 다주택자 매물이 쏟아지면서 집값 하락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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