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600조' 급성장 폐배터리 시장 뛰어드는 건설업계
SK에코·GS건설 등 대형사 물론 일부 중견사까지 사업 참여
"주택 일변도 사업 구조 탈피…친환경·성장 '두 마리 토끼' 잡는다"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건설업계가 폐배터리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사용 확대 확대로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급격히 증가, 대형건설사는 물론 중견건설사까지 투자를 늘리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31일 미국 '어센드 엘리먼츠'(Ascend Elements)와 총 5000만달러(약 674억원)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어센드 엘리먼츠는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 전문기업이다. 2015년 설립해 독자적인 재활용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북미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으로 꼽힌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투자로 어센드 엘리먼츠 최대 주주가 됐다.
SK에코플랜트는 어센드 엘리먼츠 투자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초 전기전자 폐기물 전문기업인 '테스'(TES)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폐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유럽, 아시아 등 다수의 글로벌 처리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테스의 폐배터리 물량과 어센드 엘리먼츠 투자로 확보한 북미 거점을 통해 글로벌 고객을 선점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도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었다.
GS건설은 자회사 '에네르마'를 통해 리튬이온(2차전지)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경북 포항시 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 규제자유특구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을 착공했다. 폐배터리에서 연간 2만톤 규모의 블랙 파우더(리튬 망간 니켈 등이 포함된 검은색 덩어리)를 추출할 계획이다.
GS건설은 1차로 1500억원을 투입하고 2023년부터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시작한다. 이후 단계적으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대형건설사뿐 아니라 일부 중견건설사도 폐배터리 사업에 관심을 보인다.
아이에스동서는 캐나다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리시온'에 대한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아이에스동서는 리시온의 한국 사업 독점 계약과 글로벌 시장 동반 진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건설업계가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뛰어든 것은 성장과 친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서다.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전기차 배터리 사용 증가로 그 시장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폐배터리 시장 규모 추정치는 △2025년 3조원 △2030년 21조원 △2040년 87조원 △2050년 600조원이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건설업계는 독자적으로 관련 사업에 진출하기보다는 그룹 계열사 또는 전문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폐배터리 시장에 참가하고 있다.
친환경 행보 측면에서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놓칠 수 없는 분야다. 건설업계는 ESG 경영을 확대하면서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 역시 친환경 사업의 유망한 분야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건설이 여전히 기업 실적의 버팀목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부침이 있다"라며 "친환경과 에너지 사업이 급부상하면서 전통적인 건설사에서 벗어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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