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2년째 신년 금수산 참배 불참…홀로서기? 간부 길들이기?
김정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불참…고위 간부만 찾아
올해 노동당 창건 80주년 맞아 '간부 학습' 목적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2년째 새해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홀로서기'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당 창건 80주년인 올해 김 총비서가 본인 대신 당 고위 간부들을 참배에 보낸 건 여전히 선대의 유훈 아래 간부들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이 전날인 1일인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보존·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참배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김정은 총비서가 일절 언급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그는 이번 참배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일각에서는 김 총비서가 선대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 우상화'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집권 초기에는 거의 매년 새해 첫날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며 선대의 영향력을 자신의 집권 동력으로 활용해온 김 총비서가 집권 10년차를 넘긴 현재는 자신만의 노선에 집중하기 위해 참배에 불참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집권 13년차를 맞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2년째 새해 참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지난해에는 김일성 전 주석 생일인 4월 15일(태양절)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2월 16일(광명성절)에도 예년과는 다르게 이곳을 참배하지 않았다.
특히, 김정은 총비서는 선대가 제시한 통일 및 민족 개념을 폐기하고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우상화를 상징하는 주체연호를 생략하기 시작하는 등 유훈정치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보여왔기 때문에 이러한 시각에 더욱 힘이 실렸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은 총비서의 이번 '불참'을 곧 '독자적 우상화' 기조의 강화로 예단하기에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올해 당 창건 80주년을 맞이해 간부들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선 전략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금수산태양궁전은 선대를 기리는 장소인 동시에 당과 체제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여러 종합적인 교육 현장으로서의 역할도 있는데, 이곳에 간부들을 보낸 건 여전히 선대의 영향력을 중요시하는 기조 아래 앞으로 간부들에게 충성심을 바탕으로 한 중차대한 역할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이 본인을 우상화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였다면 새해에 본인을 상징하는 장소에 가거나 본인을 부각할 수 있는 이벤트를 했을 것"이라면서 "몇년새 김정은이 상황에 따라 참석 여부를 조절하고 있는데, 이번 새해에는 금수산태양궁전에 간부들을 보내 선대에 경의를 표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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