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입국 탈북민 감소…"북한 식량난 해소·한국 정착 어려움 때문"

남북하나재단 19일 '북한이탈주민의 위상과 역할' 세미나 개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날 기념식'에서 남한 청소년·북한이탈주민 청소년 합창단이 공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7.14/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김정은 체제' 이후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 수가 꾸준히 감소하는 이유가 북한의 식량난이 일부 해결된 동시에 남한 정착의 어려움이 북한 내부에 알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남북하나재단은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국제세미나 '통일의 선발대 북한이탈주민의 위상과 역할 재조명'를 열고 북한이탈주민 관련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국내 입국 북한이탈주민이 2005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김정은이 집권을 시작한) 2012년 이후부터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그 이유로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 부분적으로 해소 △북한의 국가체제 일정 부분 정상화 △접경지역 월북자에 대한 중국 정부의 통제 강화 △남한 사회에서 탈북민 부적응 문제가 북한에 전파됐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 교수는 "국내에 들어온 탈북민과 북한 내 가족 간의 다양한 소통 창구가 구축되면서 탈북민이 한국 사회에서 겪는 여러 어려움이 북한 내부에도 알려지게 됐다"면서 이는 '탈남' 증가로도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른바 '탈남' 현상은 한국에 들어온 탈북민이 다시 한국을 떠나는 것을 의미한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탈북민 30명 이상이 월북했고, 제3국으로 출국해 돌아오지 않는 탈북민도 2020년 기준 700명을 넘어섰다. 이 밖에도 정부가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는 탈북민은 현재까지 약 900명에 달한다.

이에 이 교수는 "2018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 이후 남북관계가 급격히 악화되고 북한의 도발 행위로 인해 국내에서 북한에 대한 혐오 감정이 번지며 탈북민에 대한 평가도 함께 절하되었다"면서 "국내 탈북민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이들에게 다양한 사회적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제안한 '8·15 통일 독트린'을 언급하며 "탈북민을 통일 담론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신효숙 북한대학원대학교 객원연구위원 역시 "한국 사회에서의 차별과 부적응,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탈북민들이 한국을 떠나고 있다"면서 탈북민을 단순한 '인권 피해자'가 아닌 '인권 증진 촉진자'로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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