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곤 교수 "北, 美 대선 이후 고강도 대남 도발 시도 가능성"

美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대남 도발 시도 가능성
요새화 작업 이후 '적대적 두 국가론' 내세울 듯

(서울=뉴스1) 이호승 정윤경 기자 =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18일 북한이 미국 대선 이후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날 자신의 연구실에서 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미국 대선 이후 내년쯤 (미국 정부와) 담판을 위한 명분을 만들기 위해 고강도 도발로 긴장을 조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올해 들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자제하거나 7차 핵실험을 진행하지 않는 것에 대해 "미국 내에서 완전한 북한의 비핵화가 비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핵 군축 협상으로 갈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지자, 미국을 더 자극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은 미 대선 이후 미국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한국을 대상으로 고강도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박 교수의 분석이다.

박 교수는 "미국 대선 이후 누가 (미국 대통령으로) 등장하든 북한은 내년쯤에는 담판을 지으러 나오면서 긴장을 굉장히 고조시킬 수 있다"며 "담판에 나오는 명분을 스스로 만들기 위해서인데, 그 명분은 고강도 도발을 통해 '적들이 우리한테 무릎을 꿇었다'는 것을 내세우는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초 헌법을 개정해 통일 표현을 삭제하고 영토 조항을 신설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에 대해서는 "김일성 시기 북한의 '역사적 소명'은 사회주의 국가 건설, 조선 반도 통일이었는데 통일 표현을 삭제한 이후 통일 포기에 대한 설명이 없다"며 "최근 최고인민위원회의에서 헌법이 개정된 것 같은데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북한 주민들이 (통일 표현 삭제에 대한) 수용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그런 면에서 (남측 국경에 대한) 요새화 작업을 공개하고 있고, 경의선, 동해선을 폭파하는 것을 일부러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주고 있다"며 "이런 것들이 쌓이고 나면 헌법 개정 내용도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적대적 두 국가론'을 전면에 내세울 것"이라고 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가 18일 자신의 연구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yos54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