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크라 지원한 美 또 비난…"보복은 가장 정당한 방위"(종합)

24일에 이어 또 담화 및 논평 발표…"미국의 의도적 청부살인"
전문가 "보복 정당성 확보…인적·물적 전쟁 지원 의미"

22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러시아 군의 공중 포격을 받아 허물어진 주거 건물이 보인다. 2024.06.2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이 우크라이나가 지난 23일 미국이 지원한 무기를 사용해 크림반도를 공격한 사실을 두고 "극악한 반인륜적 만행"이라고 재차 비난했다. 북한이 대러 무기 지원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순남 국방상은 27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발표한 담화에서 "우크라이나는 송이폭탄(집속탄)이 탑재된 미국이 지원한 장거리 전술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사용했다"며 "그 결과 어린이 2명을 비롯한 3명의 사망자와 15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라고 지적했다.

강 국방상은 "이로써 우크라이나 분쟁의 직접적인 당사국, 특등 테러국으로서의 미국의 실체는 더욱 두드러졌으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무기들이 로씨야(러시아)의 평화적 주민들에 대한 대량학살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입증되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죄악에는 엄벌이 따르기 마련"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당사국이 된 미국은 러시아의 그 어떤 징벌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되어 있으며 그러한 보복 공격은 가장 정당한 방위로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미국에 대해 직접적인 보복을 해도 정당하다는 논리다.

아울러 "우리는 국가의 주권적 권리와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정의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 군대와 인민의 편에 언제나 서 있을 것"이라고 러시아를 지지했다.

이날 북한은 '반인륜적인 만행을 감행한 자들은 역사의 처절한 징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이라는 제목의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서도 "이번 만행은 미국의 의도적이며 계획적인 청부살인에 의해 빚어졌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이어 "문제는 우크라이나의 이번 피비린 인간살륙 만행은 상전(미국)이 러시아 본토 공격과 관련한 미국제 무기의 사용제한 철회를 추가로 승인하자마자 벌어진 것"이라며 "국익수호와 자국민의 생명안전을 위한 러시아의 보다 강력한 대응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정의로운 정당방위권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24일 북한 군부 최고위 인사인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명의의 담화로도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비난하며 러시아를 두둔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우크라이나의 배후에 미국이 있음을 분명히 하면서 러시아의 보복 공격에 대한 정당성을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북한의 대러 무기 지원의 정당성 문제와 연결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담화전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북러 정상 간 합의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이러한 정당한 전쟁에 대한 인적, 물적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연이어 군부 최고위 인사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비난하는 것은 북러가 군사적으로 밀착했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의도로 보인다. 이번 담화는 박 부위원장의 담화와 달리 주민들이 보는 대내 매체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도 실렸는데, 전 사회적으로 '친러'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19일 정상회담에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맺으면서 사실상 군사동맹 관계를 복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