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들뜬 속초…내일 2차 이산상봉

"죽은 줄 알고 제사까지 지내고 있었는데" 들뜬 마음

(속초공동취재단=뉴스1) 조영빈 기자 = 2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루 앞둔 22일 강원도 속초 한화콘도에서 남측 상봉 대상자 김사문, 김영순 할머니가 북측 언니 사진을 꺼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2014.2.22/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figure>1차 남북이산가족상봉이 22일 종료된 가운데 2차 상봉을 하루 앞두고 남측 상봉단이 22일 사전집결지인 강원도 속초에 집결했다.

오는 23∼25일 2박 3일 간 금강산에서 열리는 2차 상봉에서는 북측 이산가족 신청자 88명이 이날 속초에 집결한 남측 가족 357명을 만나게 된다.

남측 가족들은 이날 오후 2시께 강원도 속초 한화콘도에 모였다. 1차상봉 때와 마찬가지로 이들은 신원 확인과 건강검진 등의 등록 절차를 거친 뒤 행사를 주관하는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방북 교육을 받았다.

특히 2차상봉에 참가하는 남측 상봉단의 방북인원이 1차(140명)보다 3배 가까이 많아 등록 부스를 10개에서 20개로 확대하고 지원 인력도 30% 늘린 150여명을 투입하는 등 1차 때보다 더욱 분주한 모습이다.

남측 상봉단에 포함된 정규식(75)씨는 이번 2차 상봉에서 6ㆍ25전쟁 당시 의용군으로 북에 끌려간 것으로 알고 있던 둘째 형 규선(84)씨를 만난다. 그는 "64년 전 전쟁통에 헤어져 형님 얼굴도 가물가물하다"며 "만나면 반갑게 껴앉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씨 가족은 7~8년 전 규선씨로부터 화상상봉을 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기도 했지만, 직접 얼굴을 보고 싶은 마음에 꾹 참고 거절하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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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루 앞둔 22일 강원도 속초 한화콘도에서 남측 상봉 대상자 주정환씨가 이산가족 등록을 하고 있다. 2014.2.22/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figure>2차 남측 상봉단의 최고령자인 이오순(94) 할머니는 북측의 동생에게 "살아있어줘서 고맙다란 말을 해주고 싶다"고 들뜬 마음을 전했다.

이 할머니 식구들은 북측의 동생이 죽은 것으로 생각하고 오래 전부터 제사를 지내고 있었던 터였다.

북한에 있는 언니 최정애(80)씨를 만나는 정수씨는 이번 상봉을 위해 캐나다 토론토에서 왔다. 최 씨는 "전쟁 통에 언니가 학교에 갔다가 안 왔다. 그렇게 헤어졌다"며 "캐나다에서 올 때 힘들었지만, 언니를 봐야 해서 왔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상봉대상자들의 건강상태를 살펴보고 있는 송정훈 서울적십자병원 내과과장은 "1차 때는 워낙 고령층이어서 상봉이 어려울 만큼 편찮으신 분들이 더러 있었지만 2차 대상자들은 연령층이 1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고 건강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남측 상봉단은 23일 오전 8시 속초를 출발, 강원도 고성의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거쳐 오후 1시께 금강산에 도착한다.

bin198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