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수치 회동, "행복한 아시아와 세계 위해 함께 노력하길"
"개인의 행복을 포기하고 국민을 가족삼아서 사는 인생이 어떤건지 잘 알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를 접견, 환담을 나누고 있다.2013.1.29/뉴스1 © News1 인수위사진기자단
</figure>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9일 미얀마(옛 버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의원과 첫 만남을 갖고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평화를 위한 협력 필요성에 공감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오후 1시30분 통의동 집무실에서 수치 의원을 만나 "저는 개인의 행복을 포기하고 국민을 가족삼아서 사는 인생이 어떤건지 잘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 한국과 버마는 물론이고 더 자유롭고 행복한 아시아와 세계를 만들기 위해 같이 힘을 합해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비공개 면담에 앞서 공개된 3~4분간의 대화에서 미얀마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갖은 고초를 겪은 수치 의원에 대해 "정말 오랜 세월동안 조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큰 희생을 감내하시면서 헌신한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작년에 보궐선거에서 민주국민연맹이 큰 승리를 거두고 또 수치 여사님도 하원의원으로 당선되신 걸 축하드린다"며 "버마의 민주화를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수치 의원은 "버마가 민주화를 진전함에 따라 버마 국민뿐 아니라 다른지역에 사는 국민들과 주민들을 위해서도 노력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며 "저희가 평화와 번영이라고 얘기할 때 이것은 버마 국민들 뿐 아니라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것이기도 하다"고 화답했다.
자신이 보궐선거에서 의원으로 당선된 데 대해서도 "앞으로 있을 미래의 진전에 대해서도 상서로운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당선인은 이어 2009년 수치 의원이 가택연금 상태에서 생일을 맞았을 때 석방 요구를 위해 개설된 온라인 홈페이지에 직접 글을 남겼던 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버마의 민선정부 출범 후에 미국을 비롯해 서방의 여러 나라들과 다각적으로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의미있게 봐왔다. 한국도 버마 상황의 개선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 동참해 왔다"며 "제가 여사님 생신 때 편지도 영국대사관에서 개설한 사이트에 올렸는데 혹시 보셨는지 모르겠다"고 웃어보였다.
이에 수치 의원은 "말씀은 들었지만 당시에 인터넷에 접근할 수가 없었다"고 답했다.
박 당선인은 "한국이 올해부터 유엔 안보리의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며 "앞으로 유엔차원에서도 지역이나 세계 이슈에 대해 다양한 국제 무대에서 한국과 버마가 협력하고 같이 세계를 위해 힘써나가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두 여성 지도자의 만남은 양측 관계자 등을 포함해 8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박 당선인은 회동 시간 정각에 도착해 입구에서 서서 수치 의원 일행을 기다렸다. 수치 의원이 도착하자 박 당선인은 반갑게 악수를 건넸고, 두 사람은 영어로 몇 마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대화 초반 박 당선인은 수치 여사에게 "한국이 첫 방문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참 겨울이라 날씨가 너무 춥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물었고, 수치 여사는 "괜찮았다"고 답했다.
평창 스페셜 올림픽 개막식 참석 차 지난 28일 입국한 수치 의원은 자주색의 미얀마 전통 의상에 하늘색 스카프를 늘어뜨린 차림이었다.
박 당선인도 밝은 주황색 재킷에 꽃 브로치를 달았다. 앞서 박 당선인은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 미국 대표단과 장즈쥔 중국 특사단을 만났을 때도 이 의상을 입은 바 있다.
ke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