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 朴, 최초의 '여성·부녀·독신' 대통령…3번째 TK 출신

박 당선자는 지난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당시 후보와의 당내 경선에서 아깝게 밀렸었다. 그후 5년 간 절치부심한 끝에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영광을 차지했다.

여성 대선 후보의 시초는 80년 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7년 13대 대선에 여성 외교관 1호인 홍숙자 사회민주당 후보가 출마하면서 첫 여성 후보가 됐다. 그러나 홍 후보는 남성 후보들에게 밀려 크게 부각되지 못했고, 중도사퇴해 최종 후보자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두 번째 여성 대통령 후보는 14대 대선에 출마한 김옥선 무소속 후보다. 김 후보는 짧은 머리에 남성 정장을 입어 '남장 여성 정치인'으로 유명했다. 박정희 정권의 장기 집권에 대해 비판적이었고, 7·9·12대 국회의원과 신민당 부총재를 지낸 경력을 갖고 있었지만 8만6292표(0.36%)를 얻는 데 그쳤다.

꼭 20년 뒤 치러진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여성 후보가 많았다. 총 6명의 후보 중 박 당선자와 중도사퇴한 이정희 통합진보당 전 후보를 포함해 여성만 4명이었다.

박 당선자는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정치판에서 여성이라는 점을 강점으로 살렸다. 그는 1998년 대구 달성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15년 동안 당 대표,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거쳐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거물급 정치인으로 성장해왔다.

이번 대선에서도 '준비된 여성 대통령'을 내세우며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헌신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국민 한 분 한 분의 삶을 돌보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 여러분 위에 군림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동행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는 국내 최초의 '부녀 대통령'의 기록도 세웠다. 국외에서는 필리핀의 디오스다도 마카파칼 전 대통령과 글로리아 마카파칼 아로요 전 대통령이 부녀 대통령이다.

박 당선자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1년 5·16 군사정변을 통해 권력을 잡아 5~9대 대통령을 지냈다. 박 당선자는 어려서 청와대에 들어가 아버지의 정치를 보고 배우며 자연스럽게 정치계로 발을 들여놓았다.

특히, 박 당선자는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 사망 이후에는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했었다. 사실상 퍼스트레이디에서 대통령이 된 셈이다.

박 당선자는 최초의 '미혼 대통령'이기도 하다. 역대 남성 대통령들은 영부인이 각종 대외활동 등을 펼치며 남편을 내조하는 역할을 해왔다.

박 당선자는 '결혼을 언제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미 나라와 결혼했다고 생각한다"고 답해왔다. 80년대 초 사촌오빠인 박재홍이 결혼을 권했지만 박 당선자는 '이제 그런 소리는 하지도 말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그가 롤 모델로 꼽은 정치인도 평생 독신으로 지낸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다.

경북 대구 출생의 박 당선자는 박정희·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 TK(경북·대구) 출신 대통령이 된다.

박 당선자 당선 이전에 대통령을 가장 많이 배출한 지역은 경남이었다. 전두환·김영삼·노무현 전 대통령이 경남 출신이다.

이와 함께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박 당선자는 최초의 공대 출신 대통령이 된다.

ke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