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마음은 어디로?...文, 孫 붙잡기에 안간힘

손은 아직도 고민중...孫측 인사 대거 안철수후보 캠프로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문재인 후보와 손학규 후보가 1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서구 대화동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서울 순회 경선에서 자리에 앉아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다. . 2012.9.1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figure>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손학규 당 상임고문의 만남이 23일 우여곡절 끝에 성사됐다.

그러나 문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발생했던 앙금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다른 전 경선 후보들과 함께 만나는 공식 회동에 잇따라 불참하는 등 손 고문의 독자적인 행보에 문 후보 측은 적잖이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당초 문 후보 측이 예고한 것과 달리 이날 오전 문 후보와 손 고문, 정세균 상임고문,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등 경선 후보 3인방과의 만남에 손 고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문 후보는 "손 후보와 연락하는 과정에서 차질이 있었다"며 직접 해명에 나섰으나 고개가 갸우뚱해질수밖에 없었다.

당 대선 후보와 두 명의 전 당 대표, 전 경남지사가 동석하는 중요 모임을 주선하면서 참석자 간 일정 조정도 거치지 않았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문 후보와 손 고문의 공식회동 불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손 고문은 지난 4일 열린 문 후보의 자문기구인 고위전략회의 모임에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었다.

손 고문은 오전 모임에 불참했지만 이날 문 후보와의 단독 오찬에는 응해 일부에서는 손 고문이 다른 경선 후보와의 동석을 불편해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하며 문 후보를 압박했던 손 고문인 만큼 정 고문 및 김 전 지사 등과는 구별되는 모습으로 문 후보와의 회동을 갖기를 원했을 것이란 얘기다. 이런 경우라면 문 후보 측이 손 고문을 적절히 배려하지 못한 것이다.

손 후보 입장에서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출신으로 당을 옮긴 후 두 차례나 당대표를 역임하고 야권통합을 이루는 등 상당했던 자신의 존재감에 걸맞는 예우를 의식했을 수 있고 17, 18대 두 례의 대선 과정에서 모두 당내 경선 모두 2위로 고배를 마신 것에 대한 아쉬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손 고문의 측근 인사인 신학용 의원은 "손 고문이 요즘 경선기간 동안 자신을 도운 인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려고 전국을 다니고 있다"며 "회동에는 불참했지만 전국을 다니며 문 후보를 돕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손 고문 측 인사들이 대거 안철수 무소속 후보 진영으로 이동하고 있어 손 고문이 문, 안 두 후보를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미 안 후보 캠프에는 중산층으로 부터 큰 호응을 얻어낸 슬로건 '저녁의 있는 삶'을 생각해낸 김계환 전 메시지 담당관을 비롯해 김경록 공보특보, 강석진 공보특보, 이태흥 조직특보 등 손 고문 캠프에서 굵직한 임무를 맡았던 인사들이 안 후보 캠프로 가 주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이동이 경선 후 새로운 정치 인생을 시작하려는 손 고문의 의중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당 관계자는 "손 고문이 아직 자신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끝내지 않은 것 같다"며 "손 고문의 고민이 길어질수록 문 고문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오찬 회동이 문 후보와 손 고문의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지 경선 참여 인사 간의 형식적인 만남에 그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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