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 '무력 충돌' 우려 고조…'치킨 게임' 부추기는 여야

공수처·경찰-공수처, 2차 체포영장 집행 대비 총력
"체포 떠나 내전 상태 될 수도…이성적 판단 필요"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관계자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 2025.1.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2차 집행이 임박하면서 국가기관 간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경찰과 대통령경호처 간 대립 양상이 격렬해지는 와중에 정치권이 '치킨 게임'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경호처는 동원이 가능한 직원은 한남동 관저로 배치해 경비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

지난 3일 공수처와 경찰이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한남동 관저로 접근하는 과정에서 경호부대들이 경호처 지시에 응하지 않고 1·2차 저지선을 쉽게 내준 일이 발생한 뒤 내려진 조처로 전해졌다.

경호처 내부에서는 관저 외곽 경비를 담당하는 서울경찰청 202경비단과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 등 경호부대를 향한 불신 기류가 감지된다.

'대통령 절대안전'이라는 하나의 목적만을 위해 정신무장을 하고 있는 경호처 직원 외에는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인력 재배치 외에도 경호처는 지난 주말부터 관저 부지를 '요새(要塞)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1차 영장 집행 당시 쉽게 열렸던 출입로를 대형버스로 차벽을 세워 막거나 외벽에 철조망을 설치해 관저 진입 시도에 대비하는 모습이 잇달아 포착됐다.

경호처 관계자는 "경호처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서 경호조치를 하고 있다"고 했다.

반대로 사상 첫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받고도 관저 건물 200m 앞에서 무기력하게 발걸음을 돌렸던 공수처도 '후퇴는 없다'는 입장이다.

오동운 공수처장이 전날 국회에서 "국민들께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한 만큼 이제는 윤 대통령 체포에 조직 명운을 걸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경찰 안팎에서는 경호처 간부 체포에 더해 현실화 가능성은 낮지만 테러 진압이 주요 임무인 경찰특공대 동원까지 거론되며 분위기가 삼엄해지는 중이다.

여권 관계자는 "경호처는 물리적으로 적극 대응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파국으로 갈 수 있다"고 했다.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기관 간 충돌이 실제로 벌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여야가 자극적인 언행을 자제하고 중재에 나설 필요성도 제기된다.

대통령 체포 시도에 여당은 지난 6일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을 중심으로 관저 앞에 집결해 수성(守城)에 힘을 보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윤석열 체포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김병주 최고위원)거나 "헬기, 장갑차, 레커차 및 지게차 등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장비를 투입해야 한다"(송순호 최고위원) 등 수위 높은 발언으로 공세를 이어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대통령 체포 여부를 떠나 충돌이 내전 상태가 될 수 있다"며 "정치권도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성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주요현안 해법회의에서 "어떤 경우에도 시민 부상이나 정부 기관 간 물리적 충돌 등 불상사가 절대 없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