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최상목에 반발…정진석 따라 참모 전원 사퇴 가능성 커져

정진석, 최상목 사의 반려에도 "더이상 머물수 없어"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왼쪽)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31일 오전 서울시청 본관 앞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공동취재) 2024.12.3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한상희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관 임명 후폭풍이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고위급 참모진의 일괄 사퇴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 실장은 최 권한대행의 사의 반려 입장에도 대통령실을 떠나겠다는 의지가 강한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다른 참모진들 역시 정 실장이 떠날 경우 함께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공지를 통해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장호진 외교안보특보와 수석비서관 전원이 최 권한대행에게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정 실장은 이날 오전 최 권한대행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최 권한대행은 정 실장의 사의만 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후 들어 최 권한대행이 정 실장에게 미안하다며 사의를 반려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전달했지만 정 실장은 "더 이상 머물 수 없다"며 대통령실을 떠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수석급 이상 비서진은 정 실장이 대통령실을 떠날 경우 최 권한대행의 사표 수리 여부와는 상관없이 정 실장과 뜻을 함께하겠다는 분위기다.

다만 최종 결정은 2일 오전 정 실장 주재 티타임 등 참모진 회의 후에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대통령실 주요 참모진이 일괄 사퇴할 경우 후임자 인선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대통령실 기능이 완전 마비될 수 있다.

정 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진의 반발은 최 권한대행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여당의 반대에서도 여야 추천 몫인 2명(정계선·조한창)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 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최 권한대행이 독단적인 결정으로 정부가 고심 끝에 판단한 사안을 뒤집었다"며 "새해 첫날부터 이런 일이 생겨 유감스럽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절차나 방식도 적절치 않았다"면서 "정치적 사안임에도 국무위원이나 당과 상의 없이 국무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일방적으로 발표해 버렸다"고 지적했다.

jrkim@news1.kr